가장 좋은 교육여건을 갖춘 지자체로 알려진 서울시가 오히려 각종 지원과 교육사업에서 전국 꼴찌를 차지하거나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서울지역 현직교사의 한사람으로 정말 슬프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뭐라고 해도 대한민국 수도서울의 교육이 최하위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정말로 슬프고 놀랍지 않을 수 없다.
국정감사에서 국회 교육위원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유치원지원예산 ▲방과후학교 참여율 ▲사이버교사 참여율 ▲자치구 수 대비 평생교육학습관 숫자 ▲보호관찰 학생 멘토링 사업 ▲청렴도에서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교육예산부족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또한 다양한 정책의 실행이 현실적이지 못한 결과를 낳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런 일련의 문제가 발생한 것에는 시교육청만의 책임으로 돌리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다. 저소득층에 대한 자유수강권문제만 하더라도 학생들에게 자유수강권이 주어지지만 방과후 학교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을 시교육청에서도 감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특별한 방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곤혹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더라도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에는 시교육청이 1차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방과후학교 참여율이 낮게 나왔다는 것은 의외이다. 이미 2년전부터 '좋은학교 자원학교'사업을 벌이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그렇다는 이야기다. 좋은학교자원학교로 선정된 학교의 중점사업이 바로 방과후 학교운영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각 지역교육청별로 2-3개의 학교(중학교의 경우)가 좋은학교 자원학교로 선정되었는데, 방과후 학교참여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결국은 좋은학교 자원학교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나머지 부분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은 교육예산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싶다. 유치원지원예산부족이나 자치구 수 대비 평생교육학습관 숫자의 부족등은 예산확보가 동반되어야 활성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이 전체적인 예산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는데에도 원인이 있다는 생각이다. 효율적인 예산배분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적절히 필요한 곳에 예산을 사용하기보다는 도리어 새로운 사업을 찾기 때문이다.
이번의 결과를 토대로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철저히 검토하여 예산투입등을 결정해야 한다. 명실상부한 수도서울교육의 틀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리한 추진은 금물이라는 이야기는 꼭 하고싶다. 예를들어 방과후학교참여를 늘리기 위해 강제성을 띠면 안된다는 것이다. 억지로 학생들을 모집하기 보다는 도리어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 즉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강좌를 개설해야 한다는 뜻이다.
서울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시교육청과 일선학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어느 한쪽만의 노력으로는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교육가족 모두의 분발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