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이 적은 연풍의 시루봉

2007.11.01 19:34:00

해발 914m의 시루봉은 백두대간의 희양산과 이만봉 사이에서 북쪽으로 조금 물러나 앉아있지만 정상에서의 조망이 좋은 산이다.

시루봉의 등반 시작 지점은 주진리 진촌마을과 은티마을이다. 시루봉을 등반하려면 우선 연풍까지 와야 한다. 소재지에서 초등학교를 지나 계속 직진하면 진촌마을과 은티마을의 갈림길인 삼거리를 만난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가면 진촌마을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은티마을이다. 시루봉은 길 찾기가 힘들어 몇 년 전만해도 정상을 찾는 등산객이 별로 없었다. 지금도 길 찾기가 쉬운 진촌마을에서 등반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을유래비, 장승, 괴산군 보호수인 멋진 노송, 키가 큰 전나무가 마을 입구에서 맞이해 반갑고 희양산, 구왕봉, 마분봉의 산행기점인 은티마을에서 시루봉을 오르기로 했다. 올봄 마을 주변의 매실나무들이 활짝 꽃을 피웠을 때 이곳에서 마분봉과 악휘봉을 등반했었다.



은티마을은 외부 차량의 출입을 금한다. 대신 입구에 승용차 50여대를 주차시킬 수 있는 유료주차장이 있다.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차량들을 보면 산에 오르기 위해 은티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안다.

마을 초입의 냇가 옆에 작은 주막집이 있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막걸리 한잔에 피로를 푸는 쉼터이다. 주막집 안팎에 백두대간을 등반하는 사람들이 남기고간 리본과 낙서들이 가득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민박도 할 수 있는 이 주막의 안주인이자 내 고향 후배인 이종숙(011-490-5708)이 마을을 찾은 사람들에게 훈훈한 시골인심을 느끼게 한다.



주막을 지나 마을로 들어서면 갈림길을 만나는데 왼쪽은 시루봉·희양산·구왕봉, 오른쪽은 마분봉·악휘봉 등반길과 이어진다. 왼쪽 길로 접어들면 바로 시루봉, 희양산, 구왕봉이 그려져 있는 안내판을 만난다. 안내판 앞으로 세 봉우리가 한눈에 보인다.









안내판에서 보이는 은티산장 담장을 끼고 왼쪽으로 가면 전원주택이 몇 채 숨어있는 계곡이다. 산으로 시루봉 가는 길이 이어지고 산길에 있는 작은 밭들이 산촌임을 알게 한다. 산으로 들어서면 등반로인 골짜기를 따라 물이 맑은 계곡이 이어진다.

가을철은 떨어진 낙엽들이 길을 감춘다. 그래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산길은 들어서지 않는 게 좋다. 계곡 입구에서 등산로를 조금 벗어났더니 도저히 길을 찾을 수 없다. 고생한 덕분에 전망대를 제외하면 조망이 좋지 않은 시루봉을 등반하며 단풍으로 물든 시루봉 중턱과 은티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구왕봉, 희양산, 마분봉 방향의 멋진 가을 풍경을 구경했다. 멋진 소나무가 있는 전망대바위와 개구리, 두꺼비, 강아지, 뱀 등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이름 모를 바위도 발견했다.



희양산과 시루봉 갈림길을 알리는 안내판에서 10여분 오르면 물이 고인 습지대 옆에 억새밭이 있는 헬기장이 있다. 헬기장에서 10여분이면 시루봉 정상에 도착하는데 조망이 좋은 전망대는 이곳에서 50여m 거리에 있다.

그리 넓지 않은 전망대에는 삼각점과 전망대를 알리는 예쁜 표석이 있다. 툭 삐져나온 봉우리인 전망대에 서면 동, 북, 서방향이 훤히 보인다. 단풍이 물든 가을 산만큼이나 산 아래로 펼쳐진 풍경들도 아름답다.



시루봉 등반로인 계곡을 따라 하산을 했다. 비교적 평탄한 산길 옆으로 계곡이 이어지는데 정상 부근에도 물길이 있다. 계곡물을 한 모금 마시며 갈증도 달랬다.

마을이 가까워오면 냇가 옆 산비탈에 드문드문 벌통이 보이는데 토종 벌꿀을 뜨는 한봉이다. 붉은 사과들이 탐스럽게 열려있는 사과밭도 여러 곳이다. 이곳의 사과는 인체에 해롭지 않은 농약을 사용해 껍질 채 먹어도 된다. 주막에서 만난 이 마을 사람은 불신이 습관화 된 외지 사람들은 사과를 깎느라 고생을 한다며 껄껄 웃는다.

[교통안내]
1. 중부고속도로-증평IC-괴산-연풍-주진리 은티마을
2. 중부내륙고속도로-연풍IC-주진리 은티마을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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