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교사다면평가의 문제점에 대한 최수룡리포터의 기사를 보았다. 다양하게 검토하고 분석하여 문제점을 지적한 것에 전적으로 공감을 한다. 다면평가가 말이 다면평가지 문제점 투성이라는 것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대로 밀어 붙이는 것은 교육부의 숨어있는 의도가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다. 학교 현장에서 거꾸로 문제점을 지적하여 개선하도록 요구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정말로 염려스럽고 두렵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의아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 당연지 뚱딴지 같은 소리라는 의구심을 이해한다. 그러나 리포터는 그냥 쉽게 넘기기 어렵다는 생각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물론 다소 주관적인 면이 많은 점을 이해하고 읽어주었으면 한다.
얼마전에 성과상여금 문제로 대부분의 학교가 조금은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그런데 곧바로 근무성적평정에서 다면평가를 해보라고 했다. 물론 올해는 평가만 하고 반영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교육부에서도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단 다면평가결과를 각 학교에서 보고하도록 했다. 그것을 가지고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그런데 다면평가는 성과상여금문제보다 더 어렵다. 평가자 구성을 하여 평가하라고 했는데, '평가대상자의 근무실적․근무수행능력 및 근무수행태도를 잘 아는 동료교사 중에서 평가자를 선정하라'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어느누구도 자신있게 자신이 할 수 있다고 답할 교원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지침은 이렇게 요구한다. '타당한 요소의 기준에 의하여 평정할 것. 평가자의 주관을 배제하고 객관적 근거에 의하여 평정할 것, 신뢰성과 타당성을 보장하도록 할 것, 평가대상자의 근무실적․근무수행능력 및 근무수행태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할 것' 등이다.
다면평가는 누구도 위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킬 수 없다. 이런질문을 해본다. "선생님은 같은학교 근무하는 동료교사가 '교육에 대한 올바른 신념을 가지고 있는가.'와 '교원으로서의 청렴한 생활태도와 예의를 갖추었는가.', '수업방법의 개선 노력과 학습지도에 열의가 있는가.'등의 내용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습니까?" 과연 몇명이나 자신있게 답할 수 있을 것인가. 다면평가를 할려면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할 수가 없다. 막연하게 평가하라는 것이 도리어 더 좋은 방안이 아닐런지. 한두명의 교사도 아니고 몇십명씩 되는 모든 교사의 일거수 일투족을 아는 교사는 이세상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다면평가는 그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교원성과급, 근무성적평정시의 다면평가, 앞으로 도입될 것으로 보이는 교원평가, 이들이 모두 비슷한 기준으로 일관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렇게 비슷한 세가지 평가가 함께 공존함으로써 일선교사들이 '비슷한 것을 왜 세가지씩이나 하느냐'고 문제를 제기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는가. 만일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 어떤일이 생길 것으로 생각하는가. 교육부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하나로 통합한다고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교육부는 최종목적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세가지를 하나로 통합하여, 성과급도 지급하고, 근무성적평정도하고, 교원평가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는 이 세가지 평가들이 하나로 통합되었으니, 부적격교원 퇴출은 식은죽 먹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다소 부풀려진 예측이라는 것을 이글을 쓰는 리포터도 인정한다. 그러나 이들 세가지 평가가 결국은 하나로 통합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본다. 비슷한 것을 통합하겠다는데, 어떤 논리로 반박할 것인가. 하나로 통합되면 교육부에서 평가결과 활용이 그만큼 쉬워질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렇게 되면 지금도 대우받지 못하는 교직계가 더욱더 곤경에 빠질 것이다. 앞으로의 모든 일들이 염려스러운 이유이다.
이런일들이 현실화되기 전에 다면평가의 문제점을 철저히 검증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누구도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 우리들 스스로 해야 할 일이다. 교원성과상여금도 객관적 기준을 만들때까지는 유보해야 한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교원평가제 도입도 마찬가지이다. 객관성과 타당성이 입증되기 까지는 유보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서로의 힘을 모아 이런 일련의 문제해결에 최선을 다해야 할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