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입시' 시기조정하자

2007.11.28 08:40:00

서울시내의 고등학교 입시가 선발고사에서 내신성적만으로 선발한 것이 벌써 10년이 지났다. 지난 1997년말(1998학년도입시)부터 시행되었으니, 올해로 열한번째다. 선발고사로 학생을 선발할때는 대략 12월 10일을 전 후해서 선발고사를 실시했다. 선발고사후에 기말고사를 실시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선발고사후에 기말고사를 실시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기말고사에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전문계고 진학이 결정된 학생들에게 기말고사는 큰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기말고사를 마치고 겨울방학에 들어가기까지 한달이상을 보내지는 않았었다.

내신성적으로 선발하는 제도가 도입된 첫해에는 2학기 중간고사까지만 반영했었다. 그러나 학생들이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 폐단을 막기위해 이듬해부터 3학년 2학기 기말고사까지 내신성적에 포함시켰다.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고등학교 입시시기가 전문계고 원서접수는 12월초, 후기일반계고의 원서접수는 12월 중순이기 때문에 기말고사를 11월중순경에 실시하게 되었다. 이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첫번째 문제는 중간고사를 10월초에 실시하고, 기말고사를 바로 한달후에 실시하기 때문에 시험진도를 맞추기에 어려움이 있다. 학생들에게도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더우기 2005년부터 도입된 서술형평가로 인해 학생들의 부담과 교사들의 채점부담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교에서 기말고사시기를 1-2주정도 앞당겨 실시했다. 학교에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이다.

둘째는 11월 15일을 전후해서 기말고사가 끝나면 겨울방학까지는 한달 반 가량이 남는다. 그 기간동안 학생들의 학습분위기가 예전같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요즈음에는 평상시의 학습분위기가 예전과 같지 않은 것을 감안한다면 기말고사후의 학교상황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학생이나 학부모 모두 기말고사가 끝나면 모든 것이 끝난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진도가 끝난 과목이 많다. 그렇다고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기초과정을 다룰 수 있는 현실이 되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결국 학교도 학원과 다를바가 없기 때문이다. 선행학습을 시킨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선학교에서는 3학년 기말고사후의 학생지도에 고심하고 있다. 물론 교사들이 나름대로 수업관련자료를 준비하여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복습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학생들의 관심은 절반으로 뚝 떨어진다. 아무리 교사가 좋은 자료로 수업을 진행해도 학생들의 호응도는 뚝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입시 시기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전문계고와 후기일반계고의 원서접수시기를 반드시 현재의 시기(전문계고는 12월 초, 후기일반계고는 12월 중순)로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전문계고는 학생들이 직접 면접에 참여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방학전에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후기일반계고의 경우는 방학직후에 원서접수를 해도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다. 즉 지금의 시기보다 원서접수 시기를 늦춘다면 3학년의 기말고사를 11월 하순 이후로 늦춰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최대한 학교수업의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특별히 시기조정을 하면 안되는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늦춰도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후기일반계고의 배정예정자를 1월중에 발표하고 최종배정은 2월 10일 이후에 이루어지고 있다. 시간적으로 조금 늦춘다고 크게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학교수업의 정상화를 위한다면 검토해 볼 문제가 아닌가 싶다. 이미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외국어고등학교 등의 특목고 입시시기를 내년부터 늦추겠다고 발표했다. 이참에 전문계고등학교와 일반계 고등학교의 입시시기를 늦추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기사는 현재 서울시교육청관내 고등학교입시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타 시,도의 경우와는 다를 수 있음을 양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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