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쏟아져 나오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여러가지 정책들이 향후 모든 분야의 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교육도 예외가 아닌듯 싶다. 대입자율화방안이나 학교정보공개를 통해 성적향상을 도모하겠다는 정책, 당장에 2010년부터 영어교과는 영어로만 교육을 한다는 정책, 조만간 영어교과 외이의 교과에서도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도록 하겠다는 정책 등 자고 일어나면 한 두가지의 새로운 정책이 발표되곤 한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정책이 쏟아져 나올지 궁금하기도 하고 우려스럽기도 하다.
하나의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 단독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어떤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정책을 관련시켜서 진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입제도의 어느 부분에 손을 댄다면 거기에는 학교교육과정개편이 뒤따라야 한다. 또한 교사들의 재교육도 필요하다. 당장에 이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교육과정이 없고, 거기에 부합하는 인적자원인 교사도 없기 때문이다. 이미 발표되었던 대입정책의 개선방안을 보았다면 쉽게 알 수 있겠지만, 교육과정개편과 교사들의 재교육은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단기적인 처방인 것처럼 발표되는 교육정책을 보면 향후의 험난한 길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없이는 경제가 없다고 이명박 당선인이 이야기 했었다. 당연히 옳은 이야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교육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져야 제대로 된 경제정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교육을 한꺼번에 대개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은 개혁이 꼭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무조건 개혁을 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동안의 교육정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교육정책은 시행착오가 있으면 절대로 안된다. 다른 부분과 다른 점이다. 어떤 제품을 만들다가 실패했다고 하면 그 제품을 다시 만들면 된다. 기능도 성능도 모두 한단계 높여주면 새로운 제품은 바로 시장에서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은 그렇지 않다. 어느 한 정책을 추진했다가 실패로 돌아가면 단순히 조금만 더 변화시켜서 대 성공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정책의 실패로 인한 학생, 학부모 및 교육종사자들은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된다. 그 피해는 아무리 많은 인력을 동원해도 하루아침에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교육이기 때문이다.
새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다양한 정책들이 검토되고 추진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다만 깊은 검토없이 이렇게 하면 잘 될 것이다라는 단순한 시각으로 추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책의 추진이 잘 되어 성공을 거두면 그것보다 더 좋은 일이 없겠지만 만에하나라도 실패로 돌아간다면 당분간은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다른분야처럼 바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은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고 오로지 새로운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하루아침에 인재양성이 이루어지는 일은 절대로 없다.
다양한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단 한번이라도 좀더 신중한 검토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단순하게 추진하여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발생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여러가지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밤 낮을 가리지 않고 검토하고 연구하고 있을 것이다. 그 노고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다만 시간이 없기 때문에 미완성된 정책이 추진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특히 교육정책은 검토, 또 검토를 거친후에 확정하는 지혜를 발휘했으면 한다. 학생들을 생각하면서 정책을 추진해 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