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시대답게 인터넷에는 항상 새로운 정보가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마우스를 이용해 여러 신문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편리성, 구독료 부담이 없는 경제성,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접할 수 있는 신속성 때문에 인터넷신문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인터넷신문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나는 것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철저히 따르는 사회현상이다. 그런데 인터넷신문에 있는 정보 중에는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들이 많다. 책임감이 부족한 매체들이 시시각각으로 쏟아내는 정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정보의 홍수시대를 헤쳐나가기도 어렵다.
인터넷신문은 활자화된 기존의 신문과 달리 기사를 소홀히 다루는 경향이 있다. 눈길을 끌기 위한 수단으로 선정적인 제목도 자주 사용한다. 그러다보니 거창한 제목에 어울리지 않게 내용이 부실하거나 전혀 다른 내용의 기사들도 있다.
위의 글은 4월 7일 저녁 국내 유명 일간지인 H일보에서 운영하는 인터넷신문 메인 면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이다.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성폭행에 관한 기사들의 제목 중 '초등생 7명 성추행한 교사'도 큰 글씨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초등생 7명 성추행한 교사'라는 제목으로 남의 나라 이야기라는 것을 누가 알까? 활자화된 신문과 달리 인터넷신문은 클릭을 해야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클릭만 하면 금방 인도네시아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인터넷신문의 속성 중 하나가 제목만 읽는 것이다.
옆의 다른 기사들이 모두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파렴치한 사건으로 배치되어 있다. 본문의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어느 못된 교사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게 되어 있다. 제목만 보고 죄 없는 교사들을 욕한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누구든 나라 밖의 소식보다 나와 관련이 있는 주변이나 나라 안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언론에서 교묘하게 악용한 것이다.
쓸데없이 불신만 양산하는 이런 기사들이 선량한 교사들을 욕먹게 하고, 교권을 추락시키고, 공교육을 무너뜨린다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 어쩌면 교육을 망치고 있는 이런 언론들을 다스릴 대책이 없다는 게 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