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죽도라는 이름을 가진 섬들이 유난히 많다. 60여개나 되다보니 여행을 하다보면 울릉도 옆에 있는 죽도부터 강원 고성, 경남 통영, 전남 진도, 전북 군산, 충남 보령까지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되는 섬이 죽도다.
4일 낮 서해안의 죽도 앞 바다에서 갑자기 큰 파도가 일어나 연휴를 맞아 선착장과 인근 갯바위에서 낚시를 즐기던 관광객들이 파도에 휩쓸리면서 9명이 숨지고 실종자가 많이 생겼다는 뉴스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사고가 난 죽도는 남포방조제와 연결되어 있는 충남 보령시 남포면 월전리의 죽도다. 대천해수욕장에서 무창포 해수욕장으로 가는 606번 지방도로 옆에 남포방조제가 있다. 14년 10개월의 공사 끝에 1999년 12월 완공되었다는 3.7km의 남포방조제가 보령시와 서천군을 잇는다. 이 방조제의 중간에 관광특구 죽도가 있다. 원래는 월전리 앞 바다에 두둥실 떠 있던 대나무섬이었는데 방조제가 준공되며 육지와 연결되어 유명 관광지가 된 섬 아닌 섬이다.
이번 사고가 나기 전까지만 해도 섬을 감싸고 있는 울창한 수림과 주변의 풍경이 아름답고, 어종이 풍부한 천혜의 어장이 있어 사시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곳이 죽도였다.
입구의 좌측 갯벌에 고깃배들이 한가롭게 옹기종기 누워있는 모습도 죽도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해 사람들이 이곳을 찾게 했었다. 이렇게 낭만적이던 곳에서 인명피해가 큰 사고가 났다는 소식이 황당하고, 인명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안타깝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