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고마움을 알자

2008.06.23 13:52:00


계절을 색깔로 구분해 보면 봄은 노란색과 분홍색이라 할 수 있고, 여름은 온 세상이 녹색으로 물들고, 가을은 붉은 단풍으로 물든 총천연색이라면, 겨울은 하얀 눈으로 덮여 흰색으로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색들 중에 우리 인간에게 가장 이로움을 주는 색은 녹색이라고 생각한다. 눈에 피로감을 덜어주고 사람의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는 녹색은 나무로 이루어지는 숲이 대표적이지만 모내기를 마친 넓은 들판을 비롯한 모든 농작물도 녹색으로 온 세상을 물들이고 있어 녹색은 평화롭고 행복감을 주는 색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인근에 허파역할을 하는 숲이 우거진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숲에서 나오는 맑은 공기를 마시고 나면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까지 상쾌해 진다. 산을 오르면서 운동도 되지만 산림욕을 함께 하니까 너무 좋다는 것을 느낀다. 사계절 중 여름에 숲길을 걸으면서 가장 편안함과 숲의 혜택을 맛보는 것 같아 시간만 나면 충주의 남산(금봉산)을 자주 오른다.

영남의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가기 위해 넘어 다녔다는 조령은 세 개의 관문이 있고 맨발로 걸어도 좋은 완만한 등산길로는 이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여름에는 1차로의 등산길 양쪽으로는 졸졸졸 물이 흐르고 계곡의 작은 폭포와 함께 흐르는 아름다운 계곡의 절경을 구경하면서 송림이 우거진 편안한 길은 가족과 함께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기에 아주 좋은 등산로이다.

역사와 전설이 담긴 문화유적과 유물들이 나그네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며 적당한 간격으로 주막이 있어서 목을 축이고 쉬어갈 수 있는 공간도 있어 지루함을 덜어준다. 숲에서 나오는 맑은 공기로 온 몸을 씻어내는 느낌을 받아 누구나 행복감을 느낀다. 소문이 나서인지 휴일에는 서울의 복잡한 명동 길에서나 볼 수 있는 사람의 물결이 무리를 지어 흘러가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중간 중간 숲속 공간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다. 그러나 먹을 것을 가져온 배낭 속에서 나온 쓰레기를 되가져가지 않고 숲에다 버리고 가는 등산객을 볼 때면 마음이 안타깝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고마움을 모르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한데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생각하면서 교육이 부족하였다는 자괴감마저 들기도 한다.

숲에서 받은 혜택만큼 우리는 숲을 사랑하고 아끼며 가꾸어야 한다.
우리가 숲에서 받는 혜택이 얼마나 큰 것인지 그런 고마움을 잊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말 못하는 숲이 얼마나 흉을 볼까?’ 생각하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 즐거우면 그만이다. 다음에 이 숲을 찾아올 사람에 대한 배려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숲에 대한 이로움은 간접적인 것도 많다. 숲이 빗물을 머금었다가 서서히 내려 보내기 때문에 냇물이 되어 흐르고 강물을 이루어 바다로 내려가게 함으로써 홍수피해를 줄여주는 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숲은 생명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학교는 2006년 생명의 숲 시범학교로 선정되어 3년간 학교 숲을 조성하여 올해 마무리를 하는 해이다.
숲을 해치거나 보호하지 않는 일은 생명을 파괴하는 것과 같다. 숲의 고마움을 알면 우리는 숲을 조성하고 잘 자라도록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고 보호해야 하는 것이 사람된 도리라고 생각한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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