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서 값' 인상, 대책은 없나

2009.03.29 10:22:00

새학기 들어서 참고서 값이 대폭 인상되었다는 보도를 접했다. 학생들이 활용하는 참고서는 그 종류가 셀수 없을 정도로 많다. 몇 권만 구매해도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그래도 참고서를 발행하는 출판사들은 사활을 걸고 참고서 판매에 열을 올린다. 각 학교마다 이들 출판사에서 교사용으로 가져다 놓은 참고서들의 종류가 여러가지이다. 물론 교사들은 이런 참고서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출판사들은 서로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기에 학교를 계속해서 방문한다.

교사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참고서를 가져다 놓는다. 여기에 방과후 학교가 보편화되면서 각 출판사들의 학교방문이 더욱더 늘어났다. 방과후 학교에서는 학교운영위위원회의 심의만 거치면 시중의 문제집이나 참고서를 교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참고서 업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광고를 한다.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도 참고서 광고를 흔히 접할 수 있다. 이들 광고료가 결국은 참고서 값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여기서 필자는 이들 참고서를 학생들이 꼭 구입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따져 보고자 한다. 학생들 중에는 참고서를 따로 구입하지 않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자료만으로 공부를 하는 경우도 흔히 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은 참고서를 1-2권 정도는 가지고 있다. 자습서와 문제집을 세트로 갖춘 경우도 많다. 더구나 광고를 많이 하는 참고서를 좋은 참고서로 생각하고 구입하는 학생들이 많다. 광고를 하지 않는 참고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지만 잘 구입하지 않는다. 별로 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즈음의 교사들은 충분한 수업자료를 학생들에게 배포한다. 수업자료를 준비하는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교사들이 나누어주는 자료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로지 서점 등에서 돈을 주고 구입하는 참고서를 신뢰하고 있는 것이다. 신뢰한다기 보다는 그것을 믿는 눈치이다. 필자의 경우는 수업자료를 나누어 주면서 이것만 가지면 참고서나 문제집을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그래도 학생들은 참고서를 구입한다. 실제로 학교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1년동안 보관하면 훌륭한 참고서가 된다. 학생들이 그것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참고서를 자꾸 구입하는 것이다.

결국 참고서의 값이 대폭 올랐다는 불만을 토로하지만, 그 이면의 일부에는 학생들이 있다. 무조건 참고서를 구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도 마찬가지이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부해 주는 자료를 잘 간직하도록 지도하기에 앞서, 새학기가 되면 참고서를 구입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참고서를 구입하기 때문에 비용이 증가하는 것이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참고서값 인상과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하나의 원인이 될 수는 있다. 참고서의 구입을 줄이기 위한 교사들의 노력과, 학생들의 노력, 학부모들의 인식변화가 우선되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과목마다 좋다는 참고서를 검증없이 여러권 구입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책을 많이 구입한다고 그것이 곧 학습효과 증대와는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업체들의 과당경쟁이 사라져야 한다. 과당경쟁이 지속되면서 불필요한 비용증가를 가져오고 결국은 참고서 값을 인상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참고서값 문제는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다. 교육당국의 적절한 대책도 필요하다. 학생들이 활용하는 것이 참고서 이기에 교육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다는 것도 앞 뒤가 안맞는다. 학생, 학부모, 교사 그리고 교육당국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교사들에게 시중 참고서 이상의 참고자료를 제작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계속된 학습자료 인쇄로 종이값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결국은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충분한 예산확보도 학생들이 참고서를 구입하지 않도록 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학생들이 보관하기 좋게 교사들이 미리 제작하는 학습자료를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하겠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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