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 안되는 계산법

2009.04.04 09:49:00

중학교의 교과목수는 학교마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10개-12개 정도이다. 필수과목 10개에 선택과목 1-2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중학교과정에서 이들 과목은 이수단위와 관계없이 모두 100점을 만점으로 하고 있다. 이수단위에 따른 점수차이는 없다. 물론 올해 1학년부터 일부과목은 점수를 내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렇더라고 대부분의 과목들은 점수를 기본으로 하고 있고, 상급학교 진학에서도 이 점수가 그대로 반영된다.

지난달 31일에 실시된 교과학습진단평가나 지난해 10월과 12월에 실시되었던 학업성취도 평가는 5개 과목만 실시되었다.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이다. 전국단위로 두 번의 시험을 치렀지만 실시된 과목이외의 교사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실시되었던 과목담당교사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중학교의 경우는 모든 과목이 똑같은 비중으로 다루어지고 있는데, 이들 5개 과목만 실시된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과목이라고 하더라도 이들 5개과목이 학생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예전에 고등학교 선발고사를 실시할 때는 음악, 미술, 기술, 가정과 심지어는 한문까지도 시험과목에 포함되었었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슬그머니 이들 과목은 홀대받는 과목이 되고 말았다. 이들 과목 담당교사가 담임을 맡으면 학부모들도 그리 반기지는 않는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과목 담당교사가 담임을 맡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야기 하자면 5개 과목이 중요과목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모든 학생들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미술이나 음악을 좋아하는 학생의 경우는 국어나 영어보다 미술이나 음악과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체육을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 학생들은 당연히 체육과목이 가장 중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하게된다. 그럼에도 모든 학생들에게 5개 과목의 시험만을 보도록 하는 것은 학생들을 위한 시험이 아니다. 일부 학생들만을 위한 시험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결국 이들 5개 과목만 시험과목으로 하기 때문에 더 큰 사교육문제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진단평가에서 나머지 과목의 평가는 왜 불필요하다는 이야기인가. 당연히 모든 과목의 진단평가가 필요한 것이다. 미술이나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수학, 영어 이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생들도 매우 많다. 이들 학생들은 진단 자체를 받을 기회가 없는 것이다.

시험을 실시하려면 더 많은 과목을 선정해야 한다. 일부과목을 선정해서 시험을 치르는 것은 정확한 진단을 통한 학생지도가 어렵다. 결국 모든 학생의 공통된 입장을 헤아려야 제대로된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고, 학습부진학생들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국가수준의 평가문제를 다시한번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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