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전후하여 가져야 할 양보의 미덕

2009.10.02 09:55:00

채근담(菜根譚)은 나무뿌리 이야기다.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는 말씀들이다. 그 중 열 세 번째 이야기는 이렇다. “徑路窄處(경로착처)엔 留一步與人行(유일보여인행)하고, 滋味濃的(자미농적)은 減三分(감삼분)하여 讓人嗜(양인기)하라. 此是涉世(차시섭세)의 一極安樂法(일극안락법)이니라.”

이 말은 ‘좁은 길에서는 한 걸음 물러서서 남을 먼저 지나가게 하고, 맛있는 음식은 혼자 먹지 말고 일부를 덜어서 남들과 나누어 먹어라. 이런 마음이야말로 세상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이다.’는 뜻이다. 이 말은 우리들에게 양보의 미덕을 가지도록 가르치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미덕이기도 하지만 특히 추석을 전후하여 가져야 할 미덕이 아닌가 싶다.

추석이 되면 고향을 오가는 분들이 너무 많아 넓은 길이 좁은 길이 되고 만다. 실제 차가 많이 밀리는 고속도로를 피해 좁은 길을 선택하여 고향으로 달리곤 한다. 이럴 때 운전하시는 분들이 가져야 할 마음이 양보의 마음인 것이다.

채근담 13에서는 徑路窄處(경로착처)엔 留一步與人行(유일보여인행)하라고 하였다. 徑路(경로)는 좁은 길을 말한다. 窄處(착처)는 좁은 길목을 말한다. 좁은 길에서는 留一步(유일보) '한 걸음을 멈춰', 與人(여인) ‘남을 먼저’, 行(행) ‘가게 하라’고 하였다.

그렇게 하면 추석 전후로 고향길을 다녀오는 길이 그렇게 혼잡하지도 않고 교통정체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다. 고향길 차량정체를 막는 길 중의 하나가 양보의 미덕을 가지는 것이다. 배우는 이들은 아버지, 어머니의 운전 때에 양보의 미덕을 들려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차가 밀리면 ‘아버지 천천히 가세요. 양보하세요’라고.

추석이 되면 젊은이들은 음식을 탐내기 쉽다. 맛있는 음식이 밥상에 많이 올라오다 보니 과식을 하게 되고 나아가 배탈을 만나게 된다. 이럴 때도 양보의 미덕이 필요하다. 평소에 접하지 못하는 맛있는 음식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탐내어 혼자 다 먹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채근담 13에서는 滋味濃的(자미농적)은 減三分(감삼분)하여 讓人嗜(양인기)하라고 하였다. 滋味(자미)는 좋은 음식을 말한다. 濃的(농적)은 기름진 음식이다. 좋은 음식, 기름진 음식, 탐나는 음식이라 하여 그것을 양보없이 혼자서 먹는 것을 피해야 한다. 여기서는 어떻게 하라고 하였나? 減三(감삼)은 1/3씩 나누는 것이다. 옆에 있는 분들에게 나누어 주어 모두가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도록 양보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 된다. 자기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다. 추석이 끝나고 나면 배탈이 나서 고생을 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렇게 되지 않도록 음식에 대한 양보가 꼭 필요하지 않나 싶다.

채근담에서는 이렇게 하는 것이 세상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이라고 하였다. 이번 추석을 전후하여 채근담13에서 가르치는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여 편안하고 행복한 추석이 되었으면 한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