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정원 배정 기준 재고돼야

2009.10.25 16:27:00

농어촌 교육이 위기를 맞고 있다.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의 영향으로 지속적인 도시로의 일방 전출에 의한 농어촌의 공동화 현상 탓으로 50명 미만의 과소규모 학교가 농어촌 학교의 태반을 차지 하고 있다. 또한 학생 구성현황을 살펴보면 조손자녀, 한부모 자녀, 다문화 가정 자녀 등 사회 취약 계층 자녀의 비율이 도시 학교에 비해 월등히 높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런 탓에 의도하고 계획한 교육과정의 실현은 물론 학생 상호간의 잠재적 교육과정 구현 기회 등은 생각해보기 어려운 것이 농어촌 학교의 실상이라 할 수 있다. 농어촌 지역의 특성상 교육, 문화 , 경제의 사회적 기반이 취약하여 가정이나 지역사회의 교육기관화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나마 이 모든 악조건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농어촌 학교의 메리트였던 교사 1인당 담당하는 학생수가 적던 특장점 마저 내년부터 교원정원 배정기준이 ‘학급수’가 아닌 ‘교원 1인당 학생수’로 바뀌면서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가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그 동안 농어촌 학교는 학급당 10명 미만의 소인수 학급 운영으로 교사와 학생의 긴밀한 상호 작용이 농어촌 교육의 특장점으로 꼽이면서 전원학교 운영 등 나름의 새로운 교육 모델을 선보이며 작은 학교로서 성공 사례들을 만들어 왔다. 그러나 교원 정원 배정 기준이 내년부터 학급수가 아닌 교사 1인당 담당하는 학생수로 바뀌면서 복식학급의 증가, 상치, 순회교사의 증가 등으로 이것 마저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농어촌은 우리 삶의 뿌리이다. 또한 미래 인류 최고의 가치로 환경이 급부상되면서 우리가 소중히 보전하고 키워나가야 할 미래의 귀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 전기자동차 많이 만들어 대기의 오염도를 줄이는 미미한 환경보전 정책 보다는 농어촌을 잘 가꾸고 보전하여 지구의 허파로, 쾌작한 삶의 자리로 만들어 도시화의 병폐 해소에 기여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 큰 틀에서 범 지구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환경보호 정책의 구현이자 미래 사회의 국가경쟁력이며 부의 원천이 될 것이다.

교원 정원 배정 기준은 재고되어야 한다. 교육은 시대, 사회의 흐름을 읽고 그것을 담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에 대한 혜안으로 정확히 미래를 예측하여 미래 사회의 가치 창출에 기여할 인재를 키워내야 하는 막중한 책무가 있다.

흔히들 미래 사회를 다원화 사회, 무한 글로벌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들 이야기하고 있다. 다원화 사회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회, 경제적 배경이 전혀 다른 아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경쟁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며 창의적인 인재로 커나가야 한다.

요즈음 각종 통계에서 보이는 것처럼 어느 특정한 한 지역에서 특정한 사회 경제적 위치에 있는 학생들이 자라 사회 각 부분의 최고의 자리를 독식하는 모양새로는 결코 다원화사회, 무한 경쟁력의 글로벌 시대를 선도할 수 없다.
다양화, 다원화 사회에서 진정한 글로벌 경쟁력은 다양한 성장 배경을 갖고 살아온 삶의 궤적이 전혀 다른 이들끼리 균등한 기회, 공정한 룰 안에서 잠재력을 키우고 선의의 경쟁을 지속 할 때 가능할 것이다.

농어촌이 무척 어려운 때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어려운 농어촌에 투자하는 것은 결코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을 위하여 헛된 투자가 아니라는 것을 공감할 수 있다. 또한 고도의 도시화로 인해 오늘 우리가 치루는 사회적인 비용에 비하면 적은 비용으로 큰 성과를 거양하는 효율적인 투자라른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인류 최고 가치로 다가오는 환경을 살리는 첩경은 농어촌 학교를 살리는 일이다. 자녀의 교육 때문에 더 나은 교육환경을 찾아 일방적인 전출이 아닌 일방적인 전입이 될 때 국가 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는 농어촌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정책 당국자들이 국가와 겨레의 생존과 번영을 생각하는 백년지대계를 기대해본다.
권광식 충청남도서산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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