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선생님, 메리 크리스마스!"

2009.12.24 11:09:00

"교장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희가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었어요. 교장 선생님께 드리려고요."

우리 학교 희망반, 소망반 학생들이 교장실을 찾았다. 필자는 크리스마스 카드 두 장을 받았다. 색도화지에 겉표지에는 눈꽃 모양이 붙어 있고 'LOVE' 글자와 산타 모자, 크리스마스를 나타내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고맙다, 애들아! 너희도 메리크리스마스다!"


희망반, 소망반은 우리 학교 특수학급 명칭이다. 과연 편지 속에는 무슨 내용이 있을까? 대표라고 신분을 밝힌 여학생은 10여 줄 이상 길게 썼다. 

특수학급 학생들에게 비친 교장의 모습은 어떠할까? 주 내용을 보니 '저희 학교를 잘 이끌어 주셔서 감사하다' '더 좋은 학교를 만들어 달라' '인사를 잘 받아 주시고 농담도 잘 해 주시고 너무 재미있다' ' 건강하시고 안전 운전하세요' 등이다. 

또 다른 학생도 자기 신분을 밝히고 '몸 건강' 과 '안전 운전'을 당부하였다. 특수반 학생들에게도 건강의 중요성과 교통사고의 위험이 각인 되었나 보다.

교장과 학생들과의 만남, 그렇게 많지 않다. 애국조회도 없어지고 하여 기껏 만나는 것이 복도에서의 지나침, 급식실에서의 만남 정도다. 그 짧은 시간이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교장을 평가(?)하고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교장은 그들로부터 혜택(?)을 받았다. 교장을 보면 언제 어디서든지 꼬박꼬박 인사를 하고, 요리 실습을 하면 시식 기회도 주고. 그런데 교장은? 베푼 것이 별로 없다.

요즘 많은 학교에 특수학급이 설치되어 있다. 지금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보는 시선은 굴곡되어 있다. 선진국이 되려면 그것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비장애인이나 장애인이나 모두 다 소중한 존재이다. 모두 어울려 함께 잘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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