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졸업식 뒷풀이 때문에 일선학교가 곤혹을 치르고 있는 모양이다. 급기야 안병만 교과부장관이 현장을 방문하여 교장과 교사들을 호되게 질책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어린 학생들이 벌인 단순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 백번 옳은 이야기이다. 학생들의 잘못은 곧 교사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것이 무리가 따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학생들은 아직도 가치판단을 스스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졸업식이라도 학생들을 지도해야 하는 것이 교사이고, 이들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지도해 왔어야 하는 것도 맞는 이야기이다. 교사들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야기에도 수긍이 간다.
문제는 최선을 다해서 지도를 다했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문제를 일으켜도 교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분이다. 물론 최선을 다했다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지만 수많은 학생들을 교사들이 그것도 학교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막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그래도 교사들의 책임이라고 하면 반론을 제기할 명분이 뚜렷하지 않지만 무조건 교사들만 질책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많은 학생들의 알몸소동을 경찰이 나서서도 막지 못했다는 기사를 접했었다. 경찰도 해결못하는 일들을 교사들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것이 무조건 옳은가는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싶다. 도를 지나친 학생들의 행동은 백번 이야기해도 잘못된 일이다. 이런 잘못을 저지른 학생들을 평소에 잘못 지도해서 그런일이 발생했다는 것에 어느정도 공감은 하지만 100%는 아니라고 본다.
교육당국의 책임도 크다. 사건이 일어날 때만 한시적으로 대책을 세우느니 어쩌니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 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또 일어날 경우를 대비하여 충분한 대책마련이 시급했음에도 잠잠해지면 쉽게 넘어가는 것이 문제다. 재발방지 대책을 충분히 세워야 한다.
졸업식날이 되면 모든 교사들이 학교 주변을 철저히 살핀다. 교문에 들어오는 학생들을 상대로 밀가루나 계란, 케첩등을 소지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도 학생들은 어느틈엔가 이런 것들을 몰래 가지고 들어온다. 그 이후는 이야기 하지 않아도 짐작이 갈 것이다.
단순한 졸업식 뒷풀이는 용서가 된다. 그러나 학생들은 어떻게 하든지 지나친 행동으로 이어 가려한다. 그래야만 세간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과 교사들의 인식차이는 너무나 크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의 일탈행동이 뿌리뽑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엄숙하고 경건한 졸업식을 하지만 이후 학생들의 행동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정도 이상의 행동을 학생들은 서슴없이 하고 있는 것이다.
졸업식 뒷물이 문제는 강제로 막을 수는 있지만 영원한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