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어떤 평가를 받을까

2010.04.06 13:33:00


한밤중 중학교 교정이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다. 각 교실 형광등도 모두 켜져 있다. 운동장엔 자가용 수 십대가 주차되어 있다. 도대체 중학교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바로 학부모총회다. 해마다 오후 2시쯤 열리던 총회가 저녁 6시로 바꿨다. 직장을 갖고 있거나 맞벌이 부부 학부모 총회 참석을 위해서다. 바로 학부모에게 서비스를 하기 위한, 수요자를 고려한 것이다. 

각 담임들도 각 교실에서 상담을 위해 대기 상태다. 반별로 담임 소개자료를 비롯해 교육방침, 학급 연간운영 계획, 학력 향상 방안 등도 들어가 있다. 제법 분량이 두툼하다.

올해 들어 학교가 눈에 보이게 바뀌고 있다. 학교가 학부모를 의식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의 존재가치를 비로소 중히 여기게 되었다고나 할까? 학부모총회 자료도 작년 10 페이지에서 올해 20 페이지로 2배가 늘었다. 학교장 학교경영 철학과 경영방침도 들어가 있다.

담당부장교사는 학교소개 자료를 ppt로 만들어 보고 한다. 학부모가 알아두어야 할 사항을 유인물과 함께 시각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 ppt로 작성해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10여전 전만해도 학교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교육청의 장학지도였다. 그러던 것이 학교평가로 바꼈다. 요즘엔 학생과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만족도 평가다.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올해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제 평가가 사람을 잡는(?) 시대가 되었다.












장학의 시대는 가고 평가의 시대가 왔다는 모 장학관의 예언이 적중했다. . 교감, 교장도 예외가 아니다. 교사, 학생, 학부모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한다. 학생들도 시험을 본다고 하면 두려워 한다. 성인도 마찬가지다. 평가를 받는다고 하면 부담이 큰 것이다. 그러나 피해갈 수는 없다.

다만, 학생과 학부모의 객관적이고 정확한 평가가 필요한 것이다. 일시적인 감정에 휩쓸려 평가를 하면 안 된다. 학생들 말만 100% 믿어서도 안 된다. 학교현장에 나와 직접 살펴봐야 한다. 교사들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수업을 연 2회 공개한다. 동료 교사들에게도 2회 공개다. 총 4회 공개수업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재작년 학교표창 4개에 이어 작년에는 총 7개의 표창을 수상했다. 표창이라는 것은 객관적인 증빙자료다. 학교표창, 아무 학교가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한마음이 되어 힘을 합쳐야 한다. 교육 열정을 쏟아 부어야 하는 것이다.

이번 학부모 총회, 개교 5년차 학교인데 개교 이래 최고로 많은 학부모들이 참석했다. 학부모 수용 공간이 부족해 1학년 학부모는 시청각실, 2학년은 5층 2개 교실, 3학년 학부모는 음악실에 모셔 놓고 TV로 생중계했다.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도 또한 해마다 높아지는 것 같다. 밤 9시까지 불이 켜진 교실이 여럿이다. 교장인 필자도 밤 10시가 넘어 퇴근했다. 총회를 치밀하게 준비한 부장 선생님들과 정성껏 상담 자료를 준비한 담임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해마다 발전하는 학교에선 작년 그대로가 통하지 않는다. 작년 것은 참고자료에 불과할 뿐 그것을 그대로 반복해선 아니 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넣고 몇 배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것이다. 학생과 학부모 감동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벌써 그렇게 적응하고 있다.

밤 늦게 가정으로 돌아간 학부모님들, 우리 학교를 어떻게 평가할까? 그것이 궁금하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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