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칭찬, 축하에 인색하다?

2010.06.04 21:51:00


우리는 칭찬, 축하에 익숙할까, 인색할까? 그렇다면 비판과 질책에는? 보는 관점에 따라,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답이 나올 것이다. "기쁨을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는 말도 있다.

필자는 근래 남들이 보기에는 이상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가지 실험을 하고 있다. 아마도 상대방은 이런 사실을 모를 것이다. 왜?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필자의 실험 의도는 칭찬과 축하의 문화를 앞장서서 퍼뜨리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악플을 추방하고 선플을 달자는 국민운동본부도 있다. 선플은 착할 '선(善)'자와 '리플'(Reply의 준말)의 합성어. 그러니까 선플은 건전한 댓글을 의미한다. 악플에 충격을 받아 죽은 연예인도 있으니 악플의 폐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오죽하면 국민적 선플달기 캠페인이 벌어지고 이를 적극 추진하는 단체까지 생겼을까.

필자가 하는 실험은 간단하다. 별  거 아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크다고 본다. 필자는 지난 스승의 날을 맞아 '제6회 한국교육대상'(한국교직원공제회 주관)을 받았다. 이 사실은 한국교직원신문에 선정과 수상 소식이 각각 한 차례씩 보도되었다. 

이 언론보도를 보고 필자에게 자발적으로 전화를 주거나 문자메시지를 준 지인들에게 필자는 감사의 표시로 인사 편지와 함께 작은 선물 하나(타월)를 우편으로 발송하였다. "아하, 축하 받을 만한 사람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니 그 보답으로 작은 선물 하나가 오네"를 알리고 퍼뜨리고 싶은 것이다.

다만 옆구리 찔러서, 엎드려서 절받기식으로 내가 먼저 알려주고 축하 인사를 건넨 사람은 제외하였다. 이런 분들 중에는 예의상으로 축하한 분들도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수상 소식을 상대방에게 알리고 억지로 축하받는 것은 어색한 일이다. 하지만 수상소식을 구태어 감추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지인들을 대상으로 문자로 보낸 적이 있다.

그 결과는 어떠했을까? 친소관계에 따라 문자답신이 오는 정도가 달랐다. 함께 근무한 적이 있거나 평상 시 안부를 묻고 모임에서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선 금방 답신이 온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묵묵부답이다. 선의로 해석하면 마음속으로는 축하하였으나 회신이 어색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아, 우리는 칭찬에 익숙하지 못하구나!"를 혼자 되뇌인다.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가 있다. 없어져야 할 속담이다. 남이 잘 되면 왜 내가 속이 쓰려야만 할까? 남이 잘 되고 사촌이 잘 되면 그 영향으로 나에게 이익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남이 안 되고 내가 안 되면 같이 망하는 것이다. 설사 내가  안 되더라도 이웃이 잘 되면 좋은 것이다. 사고의 틀이 커야 한다.

필자는 요즘 수상턱 내는 모임 참가로 일정이 바쁘다. 즐거운 마음으로 내는 것이다. 그 분들의 추천이 있었기에 수상이 가능했고 그 분들의 축하로 기쁨이 배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상 받았으니 한 턱내라"는 말과  함께 "수상 축하 저녁 낼 기회 줄 수 있지"하는 말을 동시에 들었으면 한다.

이번 실험에서 특이한 사실 하나. 스스로 축하 인사 보낸 분들의 공통점은 선물을 받고 '잘 받았다'며 전화나 문자로 답을 준다는 사실. 이제 우리들, 칭찬과 축하 문화에 점차 익숙해지고 감사의 문화도 정착되었으면 한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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