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과 '폭력'은 종이한장 차이다

2010.07.19 22:27:00

최근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교사가 직위해제되는 일이 발생했다. 참다못한 학부모들이 동영상을 공개함으로써 이 문제가 외부로 알려진 것이다. '오장풍'이라는 별명을 가졌는데 학생들이 붙여준 이름이라고 한다. 손바닥으로 한번 맞으면 넘어진다는 뜻에서 붙여진 별명이 바로 오장풍이라고 한다. 해당학교는 필자가 근무하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초등학교로 우리 학교에서도 충격이 매우 크다. 그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여러명 있다.

오 교사가 직위해제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상습적으로 학생들에게 체벌을 가했다는 것으로 그 체벌의 정도가 상식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지만 상습적인 폭행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을 간혹 체벌했고 그 강도가 높지 않았다면 어느 정도 정상참작이 되겠지만 그것이 아닌 경우에는 중징계가 당연할 것이다.

문제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체벌문제가 폭력인가 단순한체벌인가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도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 더구나 받아들이는 학생과 학부모의 판단이 매우 중요한데 학생과 학부모가 단순한 체벌로 받아들인다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가 폭력으로 받아들인다면 문제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교사들이 학생들을 지도할때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물론 폭력을 가했다고 해도 해당교사는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폭력의 한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교사들이 보는 눈과 학부모나 학생들이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어떤 사건이 발생해도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의 입장이 정확히 같은 경우는 거의 없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해도 역시 다른 입장에서 설명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폭력이냐 단순체벌이냐의 문제는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받아들이는 차원이 폭력이라면 그것은 폭력일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교사가 설명을 한다고 해도 그 결과가 바뀌기 어렵다. 해당학생을 체벌한 교사에게는 별다른 권한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해도 학부모와 학생을 설득하기 이전에는 자신의 주장이 옳은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학부모와 학생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된다.

어쨌든 지금의 학교현장에서 폭력은 사라져야 한다. 과도한 체벌로 인해 학생들의 신체에 손상이 있었다면 당연히 해당교사와 학교가 책임져야 하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체벌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체벌의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 서로의 이야기가 엇갈리는 일을 흔히 목격하게 된다. 서로에게 설명을 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설명을 해 나가기 때문이다. 정당화시키기 위함이다.

체벌과 폭력은 확실히 구분되어야 한다. 그 차이가 아무리 종이 한 장 차이라고는 하지만 정신적, 육체적으로 성장이 덜 된 학생들이 그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거울삼아 교사가 학생들에게 가하는 폭력은 학교에서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 폭력은 어떤 경우라도 용납이 안 되기 때문이다. 관용을 베풀수 없는 것이 폭력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오교사 사건을 계기로 무심코 학생들에게 가한 체벌이 폭력으로 발전하는 일은 없는지 교육계 모두가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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