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정의 전산화, 아직도 멀었다!

2010.11.29 09:54:00

매년 이맘때 쯤이면 교장승진대상자, 교장연수대상자, 교감승진대상자, 교감연수대상자 선정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출한다. 교원의 근무성적평정과 맞물려 같은 시기에 진행된다. 어쩌다가 좀 늦은 시간에 교육지원청을 방문하게 되었다. 학교교사들의 퇴근시간은 이미 한참 지났지만 아직도 교육지원청은 대낮처럼 불이 밝았다. 장학사들도 많이 남아있고 일반직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그 중에서 한 곳에 일이 있어 들렀다. 그런데 낯익은 얼굴들이 여럿 보였다. 다름아닌 관내 교감선생님 들이었다. 늦은 시간에 무슨일인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평정자료를 확인하고 정리하는 중이라고 하였다. 그날 만이 아니고 벌써 여러날 교육지원청에 퇴근후에 들러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담당 장학사도 그 자리에서 열심히 정리하고 확인하고 있었다. 일만 보고 그대로 나오기 미안해서 같이 두어시간 머물면서 도울일이 있을 때마다 도움을 주었다.

지금은 정보화시대이다. 모든 것이 전산으로 처리되는 시기이다.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는 기본이고, 각종 결재도 전산으로 진행되고 있다. 교사들의 복무도 전산으로 처리되고 있다. 각종 물품 구매도 전산으로 처리되고 있다. 예전에 비하면 업무가 간소화된 것만은 사실이다. 업무가 예전에 비해 늘었기에 간소화는 되었지만 큰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전산으로 처리되면서 업무의 간소화는 실현되었다.

문제는 승진명부작성을 위한 업무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승진명부 작성에 필요한 각종 서류는 대부분이 인사기록카드에 등재되어 있는 것들이다. 인사기록 카드에 모두가 기재되어 있다면 간단히 전산처리가 가능할 것이다. 학생들의 성적을 교무업무시스템에서 불러내어 내신성적을 간단히 해결하는 것과 같을 것이기 때문이다. 각 교원들의 승진에 필요한 기록이 모두 인사기록카드에 기재되어 있는데, 왜 별도로 서류를 제출하고 그것을 일일이 다시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근평자료가 인사기록카드에 기록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그 부분만 별도로 작업하여 합산하는 방식을 취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수작업을 통해 수많은 자료를 작성하고 작성된 자료를 또 검토하는 문제는 실로 심각한 시간낭비가 아닐 수 없다. 기본적으로 인사기록카드에 기록된 내용을 그대로 활용하면 될 것이다. 늦은 시간까지 남아서 업무를 처리하는 장학사나 교감선생님들이 안타까워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쉽게 처리할 수 있는 문제를 왜 복잡하게 처리하는지 그것이 이해가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한가지 더 지적을 한다면 매년 정기인사이동도 마찬가지이다. 인사이동 대상교사가 직접 모든 서류를 NEIS에서 작성하도록 하면 될 일을 교사들에게 서류를 받아서 교감이 입력하고 있다. 서류를 받아서 입력하는 것과 본인들이 직접 입력하는 것이 무엇이 다른지 궁금하다. 꼭 서류를 받아놔야 한다면 본인들이 입력한 후 서류를 출력해서 제출하면 될 것이다. 고등학교, 대학교 입시에서 원서작성도 모두 온라인 상에서 처리하는데 학교의 인사관련 업무는 아직도 제자리라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정보화 시대에 그것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부터 개선해야 업무의 간소화와 잡무경감이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대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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