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은 노는 기간이라는 생각을 하는 아이와 방학은 자기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보충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하는 아이의 차이는 엄청날 것이다. 방학이란 학교 수업을 쉬는 기간이기 때문에 그 동안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다음 학기에 엄청난 차이가 날 수도 있고, 부진한 과목을 보충하여 남에게 뒤지지 않게 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1970년대 2학년을 맡은 여름방학 때의 일이었다. 한 아이가 책을 읽지 못하여서 부모님에게 방학 동안에 꼭 2학기 책을 읽을 수 있게 시키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었다. 정말 부모의 정성스런 지도로 방학이 끝나고 확인해보니 절반가량을 이미 읽을 수 있게 지도해 주었었다. 이 때부터 아이는 글을 못 읽는 아이에서 벗어나 제법 공부를 잘하는 아이로 바뀌었다.
이 처럼 방학 동안에 자기가 모자란 부분을 보충하는 기간으로 잡아서 꾸준히 공부를 하거니 지도를 해준다면, 초,중,고 12년 동안 24번의 방학동안 이렇게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보충하고 업그레이드 시킨 아이는 더 이상 모자람이 없을 만큼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공부가 아니더라도 운동이나, 예능이나, 또는 성장에 필요한 무엇이라도 매년 두 번의 방학마다 한 가지씩 고쳐 가고, 다듬어 간다면 24번의 방학이 끝나는 고3이 되었을 때는 자신의 모자란 부분 24가지를 고쳐지는 것이다. 그 정도면 더 없이 바람직한 청년으로 자라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방학을 잘 못 보냈다면 올 겨울방학부터라도 방학동안에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모자람을 채워나가는 업그레이드 기간으로 정하고 자기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보자. 아마도 학생 자신이 이렇게 스스로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므로, 부모님과 함께 의논하여서 이번 방학 동안에는 무엇을 하나 고치거나 보충할 것인지를 함께 계획을 세워서 실천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이번 방학에는 어떤 부분을 업그레이드 해볼까 함께 생각해보시기 바란다. 요즘은 학생들이 방학이 되면 더 바쁘고 힘들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아니 방학동안을 놓치지 않으려는 학원가에서 [방학특강]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꼼짝 못하게 붙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방학 동안을 학원에서 공부만 한다고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말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며, 모자란 부분은 어떤 것인지를 살펴서 보완하는 것이 진짜 자기가 방학을 뜻 있게 잘 보낸 것이 될 것이다. 당장은 학원서 공부한 것이 더 효과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긴 장래를 본다면 잣긴의 부족한 부분을 태워나가는 것이야 말로 장거리 경주를 하는 사람에게 기초체력을 길러주는 것만큼이나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