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을 되살리는 생활습관

2011.01.16 10:04:00

연말연시를 맞아 회식자리가 많았을 텐데 2차나 3차로 가는 곳이 노래방이다. 반주가 있고 노래의 가사가 나오니까 마음 편하게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까지 풀 수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것 같다. 어쩌다 반주도 없고 가사도 보이지 않는 장소에서 노래를 부르라고 하면 노래방에 익숙해져서인지 가사를 몰라 노래를 못 부르겠다고 한다.

낮선 지역을 찾아가려면 필수품이 된 내비게이션은 운전할 때 너무 편리하다. 이제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운전을 못할 정도로 의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것들은 예전에는 없었던 문명의 이기(利器)이다. 노래방이 없을 적에는 젓가락으로 상을 두드리며 박자를 맞추어 노래를 불렀었다. 내비게이션이 없을 적에는 운전을 하면서 옆 차나 길을 가는 사람에게 물어서 찾아가야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

핸드폰에는 여러 개의 전화번호가 입력되어 있다.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 거래처와 같이 자주 사용하는 전화번호는 단축다이얼로 입력되어 번호하나만 누르면 전화가 연결된다. 어쩌다 핸드폰을 잊고 안가지고 나갔을 때 급히 가족에게 전화를 하려해도 전화번호가 생각나지 않아 쩔쩔 맬 때가 있다. 심지어 직장의 CEO가 자기 방에 급히 전화를 걸려고 해도 전화번호가 생각나지 않아 당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들은 우리가 너무 편리한 시대에 살아가면서 생활하기 때문에 평소 자주 사용하지 않는 사소한 것을 기억을 하지 않는데서 오는 해프닝일 수 있다. 그러나 옛날 할머니들은 글을 배우지 않았는데도 온가족의 생일날은 물론 제삿날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밖에도 누가 언제 결혼했고 지난 과거사를 줄줄이 외우고 있다. 집안 뿐 아니라 동네의 중요한 대소사는 물론 잡다한 일들까지 모두 기억하는 어른들도 있었다.

물론 지금처럼 복잡한 생활을 하지 않았던 농경사회에 살았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글씨로 기록해 두지 않고 기억만으로 그 많은 것들을 저장해 놓고 살았다는 것에 놀라울 뿐이다. 지금은 글씨 말고도 컴퓨터에 글로 남기고 사진으로 남기고 동영상으로 남겨 두고 필요한 것을 수시로 꺼내어 활용하는 아주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어 머릿속에 기억해 두는 습관이 사라지는 것 같다. 인간의 기억용량은 한계가 있기에 컴퓨터의 기억장치는 우리의 또 다른 두뇌를 컴퓨터에 입력해 두고 사용하는 첨단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하겠다.

기억력도 사용하지 않으면 퇴보되는 것 같다. 편리한 기계문명에 익숙해져서 인지 두뇌의 기억장치의 용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다. 문명의 이기가 편리하다고 하여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두뇌의 기능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정상의 기능을 잃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머리는 자주 쓰는 것만큼 발달이 된다고 한다. 이러다가 머릿속에 기억하기 보다는 핸드폰이나 컴퓨터 같은 기계에 의존하는 삶이 될 것 같다. 이러한 현상은 문명의 이기인 기계에 예속되어 인간의 본성을 점차 잃어가는 것이다. 문명의 발달로 생겨난 빛에 의해 시력이 약해지고 기계소리에 의해 청력을 조금씩 잃어가고 전자파 때문에 우리의 건강을 잃어간다면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는 대안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우리 몸은 대자연속에 들어가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 지고 생체리듬이 살아남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문명이 발달되어가는 것만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경제가 발전되어 복지국가로 살아가는 북유럽의 부자나라 보다 아프리카의 저개발국가 사람들이 행복지수가 높다고 한다. 복지제도가 잘된 나라 사람들이 더 행복해야하고 삶에 만족을 느껴야 하는 법인데 자살률이 높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우울증환자가 많은 것은 문명의 발달이 사람들에게 반드시 이로운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도 가난했던 나라에서 살기 좋아진 나라로 발전해 가고 있는데 자살율과 이혼율이 높아지고 각종 암과 같은 스트레스성 질병이 증가하는 현상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의 생활 속에 너무 많이 사용되는 편리한 기계와 전자제품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인체에서 멀어져 가는 기억력을 회복해야 하는 것처럼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는 생활습관을 찾는 것이 행복한 삶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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