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교사는 말한다 <7>

2011.01.24 08:05:00

교실은 말의 놀이터돼야

아파트 주변에 있는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노는 것을 조용히 관찰해 보면 어느 아이 할 것 없이 즐겁게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곳에서 자신이 즐거운 곳에서 이리저리 뛰논다. 그러나 어느 아이도 놀이터에서 잠을 자고 있는 상황은 볼 수 없다.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운동을 하는 중 잠을 자고 있는 학생이 없듯이. 이처럼 학생은 움직이는 가운데서는 잠을 자지 않는다. 서로 말을 하면서 즐거움을 달랜다. 보기에도 시원함을 준다.


놀이터나 교실에서나 학생은 배움을 추구한다는 면에는 동일성이 있다. 그런데 유독 교실에서 학생들의 정적인 수업 활동에서 잠을 잔다는 것에는 무언가 생각의 여지를 갖게 한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뱉는 말과 놀이터에서 쏟아내는 말은 차이가 있다.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누구나 순서에 상관하지 않고 말을 한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에 대한 답인지 상관하지 않는다. 하지만 교실에서는 유독 말의 표현이 제한되어 있어 말을 하는 학생은 드물다. 그런 약점을 놀이터의 아이들이 뱉어내는 말의 놀이터로 바꾸어 볼 수 없을까 생각해 본다. 잠자는 아이들에게 잠을 자지 않고 책을 오랫동안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사용해 보는 게임식 수업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회초리를 들지도 않고 벌을 주는데도 한계를 느끼고 있는 요즘 교사들이 느끼는 학생지도에 어려움을 느끼기보다는 수업에 모든 학생이 집중하게 하는 그런 방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문답식으로 수업을 해보고 달콤한 욕구로 빵과 우유를 제공해 보는 수업을 해 보기도 하고 별별 수를 다 동원해도 학생들이 잠을 자는 것은 100% 막는다는 비법을 아직도 완쾌하게 찾지는 못했다.

학생이 선천적으로 학습에 관심이 없기에 잠을 잔다고 외면해 버리면 그만큼 편한 것은 없다. 또 그렇게 교직에 머물고 싶은 생각도 없다. 잠을 자는 학생에게는 수업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심어주기보다는 우선 교사에 대한 인간적인 관심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학업에 관심이 없는 학생을 지나가다가 손을 살며시 잡고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이유를 물어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상담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방안을 논의해 보는 다정스런 인간애가 요즘 더욱 요구되고 있는 것 같다. 권위적으로 왜 잠을 자느냐고 다그칠 수도 있지만 이제는 그런 목소리에 회의를 느끼는 학생이 더욱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가정에서 황제처럼 왕후처럼 대접받는 자를 어느 장소에서 천한 종으로 대접 받는다고 생각하면 자신은 그 장소를 싫어하기 마련이다. 달래고 이끌어 가는 지도 방법이 학생의 내면에 깊이 자리잡기까지는 교사의 노력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인간적인 상담이 더 필요해 진다는 것을 간절하게 느낀다. 시간이 부족한 가운데 그들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교사의 마음 또한 갈수록 고뇌의 깊이만 더해 간다.

교실에서도 놀이터에서 쏟아내는 말의 장소처럼 만들기 위해서는 교사의 다변화되는 교육채널로 학생 내면에 자리잡게 하여 교사에 대한 인간적인 교감이 먼저 앞서도록 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먼 훗날을 기약하는 야망을 심어주어야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 윈윈전략이 성공을 거둘 수 있으리라 믿는다.
조기철 인천 초은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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