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졸업식, 어때요?

2011.02.14 09:08:00


서울에서 두번째로 출발했던 개방형 자율학교(현재는 자율형 공립고)인 구현고(교장 : 이강호)의 졸업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올해는 정부차원에서 졸업식에서의 일탈행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나서고 있다. 학교마다 특색있는 졸업식을 한다고 했다. 나름대로 아이디어를 짜내서 졸업식을 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구현고는 조금 더 특색있는 졸업식을 하지 않았나 싶어 소개하고자 한다.

그렇다고 무슨 축제나 공연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어쩌면 졸업식에서 축제나 공연 등이 등장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감동적이었고 내실있었다는 생각이다. 졸업식이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축제인지 졸업식인지 구분이 안되는 것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구현고등학교의 졸업식 특징은 ▲모든 학생들에게 졸업장을 개별적으로 단상에서 수여 ▲모든 학생들의 특징과 장점을 담임교사가 한명도 빠짐없이 멘트하기 ▲학생들의 하루 일상을 영상으로 담아 방영하기, 이렇게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중에서 가장 감동을 받은 부분이 바로 모든 학생들의 특징과 장점을 담임교사가 졸업장을 받을 때마다 한명도 빠짐없이 멘트를 했다는 것이다.

장점이나 특징을 찾기 어려운 학생들이 있었을 텐데, 한명도 빠짐없이 특징과 장점을 소개했다는 그 자체가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과 감동을 받도록 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다 하겠다. 자신의 특징과 장점 멘트에 놀라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학생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주변의 친구들 조차도 그 학생에게 그런 점이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는 이야기를 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모든 학생에게서 특징과 장점을 추출해 낸 담임선생님들의 노력이 대단했다는 생각을 했다.

졸업장 수여만 거의 40여분 걸렸지만 어느 누구도 지루해 하지 않았다. 과연 다음 학생들은 어떤 특징과 장점을 가지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지켜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켜볼 수 있었다. 이어서 학생들의 시상은 간단하게 영상처리되었다. 사실 졸업식에서 시상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5분도 채 걸리지 않았기에 학생들의 졸업장 수여 장면이 각인될 수 있었다.

여학생과 남학생 한명을 선정하여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생활모습을 코믹하게 그린 장면 역시 훌륭한 프로그램이었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공감하는 부분들이 너무나 많았기에 학부모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다. 그렇다고 여타의 졸업식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아니다. 1시간 남짓 걸렸다.

결국 졸업식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것이 성공적인 졸업식을 이끌어내지 않았나 싶다. 이런 졸업식을 진행하기 까지는 많은 교사들의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축제와 공연도 좋지만 학생들이 만족하는 졸업식을 교사들의 노력을 통해 학부모까지 공감을 이끌어낸 점이 매우 특색있고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