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에게 세시풍속을 가르쳐야하는 이유

2011.02.14 14:55:00

민속명절인 설이 지나고 정월대보름을 맞이하고 있다. 민속명절이 되면 우리의 옷 아름다운 한복을 입고 세시풍속을 즐기고 민속명절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조상의 얼을 생각하게 된다. 세계인이 아름답다고 칭찬하는 전통한옥에서 한복을 입고 민속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우리 조상들이 즐겼던 민속놀이를 하는 세시풍속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기인데도 우리 것들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것을 되살리는 것은 과거로 회귀하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 세시풍속으로 전해져오는 우리 것을 배우고 이어가려는 것은 조상님들의 의식주 생활 풍습을 통해 조상님과 만나는 소중한 기회일 뿐 아니라 조상의 지혜를 배우면서 우리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한옥의 창호지 한 장과 구들로 난방을 하며 살았다. 창호의 한지는 공기와 습도를 조절해주기 때문에 감기도 잘 안 걸리는 지혜가 숨겨져 있고 마당보다 높은주춧돌로 장마철에 습하지 않으며 창문을 통한 통풍으로 쾌적함을 유지했고 추녀의 아름다운 선은 계절의 변화에 잘 적응하는 지혜가 숨겨져 있다.

한옥 뒤편의 장독대에 놓인 항아리 속에는 고추장, 된장이 발효식품으로 모든 음식의 맛을 내주고 있고 산나물과 각종채소들은 명절음식의 재료로 쓰였는데 항암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명절에는 민속 떡을 중심으로 한과가 더욱 풍성하게 해주며 전통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우리한복의 아름다운 곡선은 세계인들이 입어보고 싶어 하는 옷이다. 색깔도 아름답고 통풍이 잘되어 편안하다는 한복이 일상복에서 사라지는 것도 우리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생각에 기인된 것 같다. 서양문물에 밀려 우리 것의 소중함을 잃으면 조상의 전통을 이어가야할 후손의 도리를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설날에 온 가족이 함께 윷놀이를 하는 것은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놀이이면서 가족의 화합을 다지는 좋은 놀이이다. 도, 개, 걸, 윷, 모는 동물을 상징하고 윷의 말판은 한가운데 있는 것이 북극성이고 일곱 칸을 가는 북두칠성이 계절별로 네 방위로 연결되어 동지, 춘분, 추분, 하지의 별자리를 나타내는 일종의 천문도인 것이라는 것을 청소년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가정에서 어른들이 가르치기에는 핵가족화 되었으니 학교나 청소년단체에서 체험활동을 통해 가르쳐야 할 것이다.

설날에 하는 민속놀이에는 연날리기, 제기차기, 팽이치기, 윷놀이, 투호, 널뛰기를 한다. 이러한 놀이를 하면서 추운 날씨를 이겨내고 한 해 동안 아무 일 없이 평안하기를 빌었다고 한다. 일 년의 첫 보름인 정월 대보름에 하는 민속놀이로는 연날리기, 달맞이, 지신밟기, 차전놀이, 쥐불놀이, 횃불놀이, 놋다리밟기 등을 하였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정체성이 결여된 축제보다는 우리조상의 얼을 이어갈 민속축제를 더욱 활성화 시켜나갔으면 한다.

우리조상들이 면면히 이어져온 세시풍속을 미신으로 생각하고 천시하였던 점도 부인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러나 현대과학을 기준으로 보면 미신으로 보일 수도 있었지만 우주의 원리와 자연의 섭리에서 우리인간이 별개가 아님을 이해한다면 전혀 근거 없는 미신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24절기만 보아도 지금처럼 과학문명이 발달한 시대도 아니었는데 수천년을 이어오면서 그렇게 정확하게 맞는다는 것만 보아도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닌가?

새해가 되면 조상님께 차례를 올리고 웃어른께 세배를 하는 것이나 정월대보름이 다가오면 오곡밥을 해먹고 더위를 팔고, 귀밝이술을 먹으며 부럼을 깨무는 것도 비과학적인 것만은 아닐 것이다. 대보름달이 떠오르면 소원을 빌고 쥐불놀이나 민속놀이를 하면서 살았던 조상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정초가 되면 1년의 운세를 보는 토정비결을 보는 것도 맞고 안 맞고를 떠나 한해의 길흉을 짐작하여 자기 몸을 보호하려는 지혜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우리조상들의 얼이 담겨있다는 것은 옷이나 음식 가옥의 구조 및 풍습이나 놀이를 자세히 연구해 보면 그 속에 조상의 지혜가 담겨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 것을 소홀히 다루는 민족의 문화는 번창할 수 없는 것이고 단절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처럼 우리 것을 되살리며 후손에게 전해주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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