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을 가지고 왜?

2011.03.06 14:50:00

'학교생활기록부의 기재사항을 임의로 정정하면 중징계를 하겠다.'

교사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슈가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교사들에게 경종을 울리려는 것일까. 아니면 교사들을 못믿기 때문일까.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이슈화할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생활기록부의 기재사항을 변경하면 그것은 곧 성적조작과 같기 때문에 중징계를 하겠다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볼때 극히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입학사정관제로 신입생을 선발할때 절대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 학교생활기록부의 기재사항이다. 그런데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그것을 조작하는 교사들이 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원칙적으로는 수정이 불가능한 것이 학교생활기록부이다. 결정적으로 근거가 명확하다면 절차를 거쳐 수정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는 수정을 해서도 안 되고 수정을 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런 기재사항을 슬그머니 수정했다면 그 교사는 당연히 무거운 징계를 받아야 한다. 어쩌면 성적조작보다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슬그머니 수정한다는 것은 해당학생의 전 담임교사를 무시하는 것이 되고, 또한 학교생활기록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그런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필자뿐 아니라 더 많은 교사들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런 문제가 언론을 타고 이슈화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극히 당연하고 공감하는 것임에도 언론에 흘리는 것이 옳은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교사들 자체적으로도 충분히 자성의 계기가 될 것이고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할 것이다. 일선학교에 해당사항을 공문으로도 충분히 전달이 가능한데 굳이 언론까지 동원할 이유가 있었느냐는 이야기이다.

어쨌든 교사들은 그래도 가장 양심적인 집단이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크게 부각시킨다고 각오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각오로도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극히 일부의 교사들에게 해당되는 문제가 전체 교사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항상 긴장속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일이 더 중요하겠지만 학교생활기록부를 임의로 수정하는 일은 더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가장 양심적이고 이성적인 집단이 교사들이기 때문이다. 교사들을 믿고 교육을 맡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자꾸 이슈화 시킨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교사들의 양심을 믿는 믿음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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