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졸업식'과 '음란 신입생환영회'

2011.03.11 16:28:00

최근 몇년 동안 알몸졸업식을 비롯한 불건전한 졸업식 문화가 도마에 올랐다. 건전하게 진행되어야 할 졸업식이 알몸, 폭력 등의 일탈행위로 인해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던 것이다. 수년간 지속되었던 졸업식이 경찰동원이라는 극약처방을 받고 나서야 다소 감소했다. 올해의 경우 크게 이슈화가 된 졸업식이 많지 않았다. 경찰동원의 효과가 아닌가 싶다. 일부에서는 알몸 졸업식도 문화의 일부라는 주장을 펼치지만 사회통념상 문화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알몸졸업식이 줄어들면서 이번에는 '음란 신입생 환영회'가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있었던 신입생환영회가 이슈화 되면서 결국은 해당학교 교수들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오고 있다. 신성한 대학문화가 이렇게 변해가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강제로 음주를 하도록 하는 신입생환영회도 도마에 올라있다. 선배 학생들이 신입생들에게 강제로 술을 먹도록 강요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억지로 술을 먹도록 하다보니 사망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자신의 능력과 관계없이 과도한 음주를 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루빨리 사라져야할 신입생 환영회 문화다.

알몸 졸업식보다 더 비난을 받아야 할 것이 음란 신입생 환영회라고 생각한다. 알몸 졸업식이 옳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중, 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본다면 학생들의 가치관이 완전히 자리잡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나는 일이기에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쉽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특히 신입생 환영회를 주관하는 쪽이 대학 2~3학년된 선배학생들이라면 문제는 더욱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가치판단을 정확히 할 수 있는 성인들이기 때문이다. 중, 고등학교의 알몸졸업식과는 기본적으로 차원이 다르다. 대학생이라고 하면 누가 뭐라고 해도 최고의 지성인들이 모인 집단이다. 대학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학생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선택되어진 학생들이 대학생들인 것이다. 이들이 이런 행위를 죄의식 없이 한다는 것은 아무리 일시적인 것이라 해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따라서 대학생들의 일탈행위는 알몸졸업식보다 훨씬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경찰을 동원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해당학생과 교수들에게 책임을 철저히 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가치판단을 할 수 있음에도 음란 신입생환영회를 개최했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 대학문화의 하나로 보기에는 사회적 파장이 너무나도 크다.

수많은 부모들은 대학에 가서 좀 더 넓은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것을 기대하면서 자녀들을 대학에 보낸다. 그런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를 했다는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 제대로 된 대학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다시 이런 문제로 사회적 이슈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성인들의 집단인 대학이라면 대학다운 문화형성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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