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실태, 교과부가 나서라

2011.04.25 08:58:00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전면적인 체벌금지조치가 내려진 후 새롭게 시작된 금년 신학기가 두달여 가까이 지나고 있다. 학교가 많이 변했고 학생들도 많이 변했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상당히 나타나고 있다. 물론 시대의 조류가 그런 것인지 학생인권조례제정과 체벌금지의 영향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나름대로의 논리가 있겠지만 학생인권조례제정과 체벌금지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은 사실로 보인다.

최근에 한국교총에서 이런 분위기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체벌금지조치로 인해 학교교육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응답비율이 월등히 높다. 교사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잘 대변해 주는 결과로 보인다. 그런데 같은날 발표된 전교조의 자료는 다소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거의 정반대에 가까운 응답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물론 설문이라는 것이 어떤 의도로 조사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거의 같은 내용의 설문이 이렇게 다르게 나온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교총과 전교조의 기본노선이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한 설문에 응답한 교사들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결과가 많이 다르다는 것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쉽게 이해하기 어렵고 원인도 쉽게 찾기 어렵다. 이런 결과 때문인지 언론들의 관심도 높게 나타났다. 왜 다르게 나왔는지 원인을 따지기 전에 같은 교원들임에도 차이가 크다는 것에 관심을 두는 듯하다.

어쩌면 사회적으로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어느 정도의 차이가 난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이 믿기지 않지만 현실이 그렇다면 믿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교조 측에서 어떤 방법으로 조사를 한 것인지 궁금하지만 비상식적으로 조사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설문 자체의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다. 교원단체에서 조사하는 설문의 한계일 가능성도 있다.

이런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당국에서 나서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설문지 제작에서부터 설문조사까지 한꺼번에 제대로 된 의견수렴을 해보자. 정말로 교육현장의 의견이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객관적으로 해 보는 것이 좋다. 주변의 교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분명히 한국교총의 조사결과가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전교조 교사들도 학생지도에 상당한 애를 먹고 있으며,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을 하는 분위기다. 

학생인권조례와 체벌금지로 인해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것에도 공감을 하고 있다. 어떤 교사들이 그렇게 많이 반대 의견을 냈는지 정말로 궁금하다. 체벌금지에 원칙적인 찬성을 하고 있기에 기본적으로 찬성의견을 따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찬성하고 공감하지만 현 시점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이 현장교원들의 정확한 의견이 아닐까 싶다.

결과적으로 한국교총과 전교조의 설문결과는 자칫하면 이들 두 단체의 공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교과부에서 설문조사 할 것을 제안한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설문조사를 해 달라는 이야기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공감하고 인정할 것이다. 교과부에서 나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모든 논란과 불신을 종식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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