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성과상여금, 기본부터 바꿔야

2011.05.02 13:04:00

올해부터 교원성과상여금에서 학교별 성과에 따른 집단성과상여금제가 도입되었다. 총 지급액의 10%를 집단성과상여금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이 교과부의 방침이다. 학교별로 교원들의 노력에 따라 성과상여금을 다른 학교와 차등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겉으로 보기에는 집단성과상여금제가 상당히 이상적인 제도로 보인다. 실질적으로 집단성과상여금제의 평가방식이 객관적이라면 타당성있는 방안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번 집단성과상여금제도는 객관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단위학교에 권한이 많이 이양되고 있는 현실에서 집단성과상여금제도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라는 생각이 앞선다. 일단 교원개인 성과상여금도 평가기준에서 객관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는데 여기에 집단성과상여금제를 실시한다는 것은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집단성과상여금제도의 기본취지를 이해한다고 해도 현재의 상황은 제도 자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학교평가결과와 학교정보공시결과를 활용한다고 하는데, 학교평가결과를 인정하는 경우는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극히 일부학교일 뿐이다. 나머지 학교는 학교평가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동안 수없이 제기되었던 학연, 지연 등에 의해 결과가 달라질 뿐 아니라 단 하룻만에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이다. 결과를 받아보면 우수한 교육활동으로 표창을 받은 부분이 최하위로 나온다거나, 자타가 인정할 정도로 이웃학교보다 훌륭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지적을 받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평가가 많다. 학교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또한 정보공시결과에서 평가를 할 수 있는 항목이 학업성취도 결과다. 지난해와 비교하여 어느 정도 미도달 학생들의 비율을 낮췄는가가 기준이 될 것인데, 누가 봐도 이 부분은 객관성이 떨어진다. 미도달 학생들이 많은 학교는 미도달 학생들을 충분히 줄일 수 있지만, 미도달 학생들이 많지 않은 학교에서는 더이상 줄이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나타난 수치로만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이렇게 평가가 진행된다면 교사들이 정기인사에서 학교를 골라서 이동하려 할 것이다. 특정학교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학업성취도평가는 같은 학생들이 치르는 것이 아니고, 시험을 치는 중3학생들이 졸업한 후에 또다른 중3학생들이 시험을 보게 된다. 같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다른 학생들이 대상이 되어 이 결과를 서로 비교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대상이 달라졌는데 결과활용은 그대로 한다는 것에 이해하고 따라줄 수 있는 교사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궁금하다.

결과적으로 집단성과상여금제도는 현 상황에서 적용하기에 상당한 무리가 있다. 기본취지에 공감할 수 있지만 앞으로 풀어야할 난제가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학교자율화를 실현해야 할 것이고, 여기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만 매달리는 평가 역시 제고되어야 할 문제이다. 어렵겠지만 모든 학교에 해당되는 객관적인 평가지표를 개발해야 한다. 그 지표를 개발하기 이전에는 학교성과상여금제도를 도입해서는 안 된다.

교과부에서는 내년부터 집단성과금의 비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한다. 문제를 자꾸 키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성과상여금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각계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 특히 일선학교 교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한다. 이미 교과부에서 예시안으로 제시된 평가지표를 학교별로 수합하여 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 그 분석을 통해 객관성이 높은 것끼리 묶어서 새로운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 성과상여금을 학교에 던져놓고 알아서 하라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발상이다. 제대로 된 성과상여금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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