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선생님, 급식 점검 부탁드립니다"

2011.05.12 09:46:00

오늘 출근길을 서둘렀다. 지난 주 영양사의 당부가 있었다. 정기점검 사항으로 1차 점검자는 학교장인데 오전 8시30분부터 '학교급식 위생점검'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점검 횟수를 보니 정기점검 상하반기 3회, 학교 급식 모니터링 월 4회 이상, 학교 급식 특별위생점검 월 4회 이상이다. 점검표에 의해 꼼꼼이 해야 하는 것이다. 식중독 사고를 예방하려면 위생에 만전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다.

영양사실에 들려 서류상 보고를 받고 급식실 전처리실로 갔다. 오늘 식단에 의해 재료가 들어오고 있다. 냉장차에서 재료가 내려지고 영양사와 조리사가 검수를 한다.

영양사는 재료의 온도를 재고 품목과 수량, 무게, 원산지, 유통기한을 확인한다. 대개 주문 수량이나 무게보다 여유 있게 들어오지만 오늘은 2가지 품목이 중량에 약간 미달이다. 그것을 잡아내고 있다. 때론 긴장감이 감돈다.








오늘 점심 메뉴는 잔치국수, 찹쌀밥, 비빔만두, 골드파인애플, 배추겉절이다. 여기에 맞추어 식재료가 들어오는데 가짓수도 많고 양이 엄청나다. 학생과 교직원 1000여명이 먹을 분량이다.

들어온 식재료를 보니 공산품으로 고추장, 고춧가루, 우리밀국수, 구운김가루, 달걀(난백), 유부, 민속만두(국내산), 물엿, 설탕, 소금, 식초, 참기름, 참깨, 탄산음료, 김치류는 배추겉절이, 농산물으로는 깻잎, 당근, 마늘, 무, 보리쌀, 찹쌀, 양배추, 양파, 오이, 대파, 쪽파, 파인애플(생과), 애호박, 수산물로는 다시마, 디포리, 멸치, 보리새우(건어물), 육류로는 달걀(전란), 쇠고기(설도/국내산 한우) 등이다.

검수한 재료는 다시 분류가 되어 다음 장소로 옮겨진다. 급식실 조리원들이 손발이 착착 맞아 돌아간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이미 알고 있는 듯 익숙하게 돌아간다. 약 45분 여에 걸쳐 검수가 끝났다.

이 식재료들 어떻게 조리가 되어 학생들 앞에 나타날까? 12시 경 4교시가 없는 교직원 식사다. 30분 후에는 전교생 점심시간이다. 모든 것이 제대로 이루어졌다. 1시까지 배식 완료다. 오늘 점심 '이상 무'.

위생 점검을 하면서 느낀 점은 급식실 가족이 고맙다는 것이다. 그 힘든 일 똘똘 뭉쳐 척척 해내는 것을 보니 더욱 그렇다. 3월에는 영양사를 비롯해 몇 분이 바뀌었는데 일처리가 안착된 느낌을 받았다. 또 한 가지는 그들에게 미안하다는 것이다. 급식실 일을 잘 해주기 때문에, 100% 믿기 때문에 교장으로서 안심이 지나쳐 소홀히 하지는 않았나 반성을 해 본다.

필자는 영양사와 조리사, 조리원에게 기회 있으면 강조한다. "우리 학생들이 때론 공부에 싫증나 학교에 오기 싫어도 학교 급식이 좋아 점심 먹는 맛에 등교할 수 있도록 하여 주세요. '우리 학교 급식 최고야!'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급식실 가족이 정성을 다해 주세요!"라고. 그것을 우리 급식실 가족은 실천하고 있어 고마운 것이다.

다음은 우리 학교 성향순 영양사가 '1차 위생점검을 받으면서 느낀 점'이라는 글이다.

"식중독 발생이 증가하는 계절에 대비하여 1차적으로 교장선생님께서 위생점검을 실시 하였습니다. 효율적인 위생관리와 학교급식 HACCP시스템(시스템을 도입하여 조리 및 배식단계에서 발생할 우려가 있는 위해 요소를 규명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관리함으로서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학교급식을 관리) 운영에 필요한 급식시설과 개인위생, 식재료관리, 작업위생, 배식 및 검식, 세척 및 소독, 안전관리을 실행하는 부분에 있어서 이번 위생점검 사항에서 몇 가지 지적사항이 있었습니다. 이것을 토대로 미비한 점을 보완하여 학생들에게 더욱더 안전하고 즐거운 급식을 제공하고 식중독 없는 건강한 학교 식생활 여건이 조성하도록 노력하는 급식실로 만들겠습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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