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NEIS), 즉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오류로 인해 수시전형을 앞둔 일선고등학교에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을 접했다. 교과부에서는 조기에 시스템을 정상화시켜 27일까지는 성적정정을 완료하도록 하고, 29일까지는 정정된 성적표를 발송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나섰다. 현재의 상황에서 며칠 남지않은 29일까지 시스템을 정상으로 운영하여 학생들에게 성적표가 발송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그동안 차세대 나이스가 도입되면서 시스템이 느려지는 문제와 오류 문제가 있었지만 시스템이 안정화되면 괜찮아진다는 이야기를 믿고 기다려왔다. 그런데 이번에 성적오류라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미 예견되었던 문제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지난 14일 경에 성적처리 담당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학생들의 학기말 성적처리 작업 중에 이상한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이미 전학을 간지 오래된 학생의 성적이 1학기말 성적에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지금껏 그런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담당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증이 더할 뿐이었다. 나이스시스템 도움방에 문제된 부분을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연락이 없었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시스템담당자와 통화를 했더니 시스템 오류이기 때문에 수정작업이 필요하니 내일 연락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도 그쪽에서 알려준 전화번호로 통화가 되지 않았다. 성적처리 작업을 손놓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 시기가 나이스 접속이 잘 안되던 시기였다. 교사들은 수행평가와 서술형점수 입력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수행평가와 서술형입력은 완료가 되었지만 전출간 학생의 점수가 나타나는 문제는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방학을 앞둔 19일경에 겨우 연락이 되어 시스템오류가 수정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성적처리를 했다. 담당선생님의 이야기는 성적처리가 지연된 것도 지연된 것이지만 수정될 때까지 연락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더욱더 화나게 만들었다고 한다. 수많은 학교에서 같은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전화통화가 안 되는 것은 학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외에도 수행평가입력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점수가 바뀌는 현상등이 우리학교에서 실제로 있었다.
그 이후 시스템의 문제로 학생들의 성적에 오류가 났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현재는 많은 학교에서 오류가 났지만 전체학교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시스템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당초에 교과부에서 밝힌 학교 수보다 훨씬 더 많은 학교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 교과부에서 밝힌 오류원인을 보더라도 일부 학교의 경우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이다. 다른 문제도 아니고 성적문제에서 심각한 오류를 드러냈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렇게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많은 시간동안 구축된 시스템이 학교를 힘들게 만들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불안감을 준다면 이번의 문제뿐 아니라 앞으로도 시스템을 믿기 어렵게 되었다. 교사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바로 이런 부분이다. 성적처리를 전산으로 하고 있어 수작업보다 훨씬 더 정확도가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태가 발생함으로써 성적처리에 대한 불안감은 교과부 뿐 아니라 일선교사들도 상당히 커질 수 밖에 없게 되었다.
하루빨리 정상적인 운영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사태의 책임소재는 분명히 해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삼성SDS에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는 하지만, 교과부에서 더 큰 책임을 져야 옳다.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행정기관에서 이런 문제를 발생시켰다는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묻고 싶다.
책임소재를 확실히 가려내어 관련자 모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만일 이런 일이 학교자체에서 발생했다면 교과부에서 어떻게 대응했을까.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쉽게 예측이 될 것이다. 따라서 성적오류 문제는 간단히 넘길 문제가 아니다. 또한 향후에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시스템 자체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차세대 나이스 전체를 꼼꼼히 점검하여 더 이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