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사용하는 전기료가 내달부터 또다시 인상될 예정이다. 우리나라 전 분야에서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의 전기료 인상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른바 교육용 전기료를 인상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어도 부족한데 그 여건조성에 제동을 걸고 나온 것이다.
학교 예산으로 운용해야 하는 것이 전기료이다. 물론 전기료가 전부는 아니지만 석탄난로가 교실에서 사라진지 오래고 선풍기도 그 기능을 상실해 가는 것이 요즈음의 학교교실이다. 대부분의 가정에 에어커이 설치된 상황에서 학생들이 선풍기 문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는 아직도 천정과 벽면에 매달린 선풍기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다. 선풍기가 좋아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무서운 전기료 때문에 에어컨 가동이 제 때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학생들은 선풍기를 잘 틀지 않는다. 시원한 에어컨이 설치되었는데 왜 선풍기를 틀어야 하느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전기료가 인상되지 않았지만 에어컨을 마음놓고 사용하는 학교는 없다. 시간을 정해놓고 에어컨을 가동시키는 학교들이 대부분이다. 무서운 전기료 때문이다. 전기료를 포함한 공공요금이 학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겨울에는 난방, 여름에는 냉방시설을 가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에어컨을 각급학교 교실마다 설치했지만 언제부터인가 에어컨이 그림의 떡이 되어가고 있다. 학교교실은 제한송전 중이기 때문이다.
방과후 학교등 학교에서 전기를 사용해야 할 일은 매우 많다. 정규수업시간은 물론 방과후 수업시간에도 쾌적한 교실환경 조성은 필수적이다. 생활방식과 수업방식이 달라지면서 학교에서도 전기사용은 계속해서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무더운 여름이지만 에어컨을 마음대로 사용하기 어려운 것이 학교 현실이다. 요즈음에 교장들이 모이면 가장 큰 관심이 어느학교에서 에어컨 가동을 얼마나 하는가에 쏠리고 있다고 한다.
학교마다 시간을 정해놓고 가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에어컨 뿐이 아니다. 컴퓨터 등 디지컬 기기의 사용이 많아지면서 전기사용에 대한 부담감은 더욱더 커지고 있다. 어쩌면 에어컨 가동을 위해 컴퓨터 활용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전기없이 학교교육활동을 이어나간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어떤 교장도 전기사용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답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에 투자하겠다는 이야기에 앞서 학교의 전기료 인상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전기료를 인상함으로써 전기사용을 자제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으로 보인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전기사용을 억제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겨우 복도나 화장실의 전동을 소등하는 것이 전부일 수밖에 없다. 실험 실습에 사용되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고, 컴퓨터사용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재의 학교이다.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정부에서 전기료를 인상하겠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전기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학교를 대상으로 수익을 올리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생긴다. 다른 여타의 분야보다 인상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방학 중에도 방과후 수업과 문·예·체활동은 쉬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니, 교육용 전기료를 올리면 전기료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힘들게 학교생활을 해야 한다. 찜통 더위를 참아가면서 활동을 해야 한다. 교육여건을 개선하여 학생들이 학교공부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둘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눈에 보이는 전기료 인상보다, 학생들이 편하게 다양한 공부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의 전기료인상은 재고 되어야 한다. 학교의 시름이 깊어지면 결국은 학부모의 시름도 깊어지게 되는 것이다. 어느 부모가 전기료 때문에 한여름에 에어컨 가동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학교에 자녀들을 마음놓고 보낼 수 있겠는가. 전기료를 올리기 보다는 에너지 절약에 관한 교육을 강화하여 낭비되는 전기가 없도록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