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대입 전형이 한창 진행중이다. 전체 정원의 62.1%를 선발하는 수시모집은 이미 지난 8월 입학사정관전형을 시작으로 12월초까지 계속된다. 수시모집의 최저학력기준과 정시모집의 당락을 좌우하는 수능시험도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69만명이 수능시험에 응시원서를 냈고 수험생은 물론이고 학부모와 이들을 지도한 교사들도 긴장감 속에서 결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2013학년도를 기점으로 수능응시자는 계속해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향후 10년 쯤이면 수능응시자의 15만명 정도가 줄어들 만큼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의 구조조정도 시작되었고 농산어촌의 초∙중∙고교도 통폐합을 유도하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교육계 전반의 변화를 넘어 국가의 경쟁력에도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경제활동의 핵심인 젊은층은 계속 감소하고 있고 이들이 부양해야할 노인층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6월말 현재 500만명이 넘어섰고 2030년에는 1181만명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전체 인구의 1/4이 노령층이 되는 셈이다. 2030년을 기준으로 노령층에 지급되는 건보노인진료비, 기초노령연금, 장기요양보험, 국민연금의 네 가지 사회보장 지급액이 218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올해 정부 예산 309조의 70%가 넘는 엄청난 비용이다.
의학의 발달에 따른 노령층의 증가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하더라도 부양의 책임을 짊어질 젊은층의 감소는 사회적으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소득의 많은 부분을 세금으로 지출해야할 젊은층의 거센 반발이 우리 사회를 세대간 갈등으로 몰고갈 개연성도 있다. 과거와는 달리 강한 개성을 바탕으로 자기 표현에 익숙한 요즘 젊은이들의 특성에 비춰보면 납세 저항도 배제할 수 없다.
노령층이 증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해도 젊은층이 출산에 부담을 갖는 것은 우리 사회가 중지(衆志)를 모으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다. 신세대 부부들은 기성세대처럼 자녀 출산을 부모로서의 의무나 삶의 행복으로 여기기보다는 오히려 엄청난 교육비와 치열한 입시경쟁으로 인하여 자신들의 행복을 빼앗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같은 인식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땅한 대안도 없다는 점에서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신세대 부부들이 출산을 꺼리는 가장 큰 요인은 뭐니뭐니해도 교육비 유발의 핵심인 치열한 대입 경쟁을 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몇 년 전에 도입한 ‘다자녀전형’은 저출산 문제를 푸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다자녀가정을 지원 자격으로 포함하는 대학은 경기대, 고려대, 군산대, 연세대, 인제대, 제주대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선발하는 인원이 몇 십명에 불과하고 게다가 사회적 배려대상자의 다양한 조건 가운데 하나로 포함되어 흉내만 내고 있는 실정이다.
저출산 고령화사회로의 이행이 시대적 흐름이기는 하지만 신세대 부부들이 치열한 입시경쟁을 우려하여 출산을 꺼린다면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은 당연하다. 교육 당국을 비롯하여 대학에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의 하나로 ‘다자녀 전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선발 인원을 획기적으로 늘린다면 신세대 부부들에게 더 많은 자녀를 출산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