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학교교육은 교사들만의 것은 아니다. 흔히 말하는 교육의 3주체가 함께 이끌어 나가는 것이 학교교육이다. 교사의 의견만 전적으로 따를 수 없고, 그렇다고 학생들의 의견만 따를 수 없다. 물론 학부모들의 의견만 전적으로 따르는 것도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이들 교육 3주체의 의견을 적절히 섞어서 교육이 이루어져야 정상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여기에 정책당국의 의지도 어느정도 포함되어야 함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런 논리는 이론적인 이야기가 된지 오래다. 교육의 3주체가 교육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의견을 듣는다고는 하지만 그 과정이 단순한 요식행위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교원성과금이나 2009 개정 교육과정, 교장공모제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슈화 되었던 정책들이 많다. 그러나 그 어느 정책 하나 시원하게 추진된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만큼 의견을 내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도리어 집단 이기주의로 내몰리는 경우가 더 많았다.
정작 필요한 부분임에도 반대의 의견을 낸다는 이유로 무시당하는 것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교육과정 문제만 하더라도 누구나 예견이 가능한 문제를 제시했지만 제대로 반영된 것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미래가 불투명한 것이다. 학교교육에서 단 한명의 학생이라도 피해자가 되면 안된다. 한 명 한 명의 학생들이 매우 소중하기 때문이다.
반대를 하면 할수록 더욱더 강하게 추진되는 정책들이 많다. 교원성과금, 학교평가, 학교장평가, 2009 개정 교육과정, 서술형평가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협할 수 있는 것도 포함되어 있는데, 교사나 학교에서 기피하고 있다는 역공에 시달리기도 한다. 행복하고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평가가 우선이 아니다. 구성원 전체가 발전적인 방안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발전적인 방안을 찾았다고 해도 그 방안을 실행에 옮기는데 규제가 많아서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무조건 잘 안하면 학교평가와 학교장평가에 반영하여 교원성과금 등에서 당장 불이익을 주겠다는 식의 정책추진으로는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체벌금지와 학생인권조례제정도 비슷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교사와 학부모들은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학부모단체나 일부 교원단체의 목소리가 마치 전체의 의견으로 오인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보면 분명히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는데도 계속해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의견수렴과정을 어떻게 거치느냐와 수렴된 의견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져야 한다. 의견수렴은 의견수렴대로 정책추진은 정책추진대로 별도로 움직여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반대하면 왜 반대하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 과정없이 별 문제가 없겠지라는 식으로 계속 추진하는 것은 교육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교교육은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이 가장 큰 임무이다.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하고 학생들에게 피해가 간다면 결코 성공한 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 학교교육의 가장 큰 고객은 바로 학생이라는 것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들에게 어떻게 효율적인 교육을 실시할 것인가는 일선학교의 몫인 것이다. 학교구성원들에게 자율권을 부여하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기위한 노력을 정책당국에서 해야 한다. 억지로 추진하는 정책보다는 자율권을 주고 학생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