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후의 할 일 (4)

2011.11.17 09:47:00

수험생들은 요즘 시간이 많다고들 한다. 할 일이 없어졌다고 한다. 한가하다고 한다. 시간을 쓸데없이 낭비하고 있다. 친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선악을 가리지 않고 호기심을 갖고 따라 해보고 싶은 욕망도 생긴다. 수험생들이 조심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이성을 조심해야 한다. 젊었을 때는 혈기가 아직 정하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명심보감 정기편에 보면 공자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군자는 세 가지 경계할 것이 있으니 연소할 때는 혈기가 아직도 정하여지지 않았는지라 경계할 것이 여색에 있다”고 하셨다. 남학생은 여학생을 조심해야 하고 여학생은 남학생을 조심해야 한다. 경계해야 대상 1호가 바로 남자와 여자다.

명심보감 정기편에 보면 '이견지'에 말하기를 “여색을 피하기를 원수 피하는 것 같이 하라”고 하였다. 남자는 여자를 경계하고 여자는 남자를 경계해야 할 때가 바로 수능 이후의 때라 하겠다. 자신의 몸을 보호해야 할 이는 바로 자신이다.

수험생들은 대학진로를 두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어느 대학에 갈 것인지를 놓고 부모와 다투기도 하고 고민에 빠지게 된다. 잠도 설치고 음식맛도 사라지기도 한다.

아무리 부모와의 생각이 달라도 성내기를 해서는 안 된다. 성내기를 심하게 하면 기운을 상하게 되고 기운이 상하면 병이 따르게 된다. 명심보감 정기편에 보면 “성내기를 심히 하면 기운을 상하고, 생각이 많으면 크게 정신을 상한다. 정신이 피로하면 마음이 괴로워지기 쉽고, 기운이 약하면 병이 일어난다”고 하였다.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진로를 선택해야 할 것이며 어떤 경우에도 다투거나 화를 내서는 안 된다.

잡념에 빠지면 안 된다. 잡념이 많으면 정신을 흐리게 할 뿐 아니라 방향을 잃고 만다. 이럴 때 자칫하면 한밤에 술에 빠지기 쉽고 몸을 상하게 하고 만다. 그리고 쓸데없이 밤에 음식을 먹게 된다. 라면을 비롯하여 몸에 좋지 않은 각종 음식으로 배를 불린다.

명심보감 정기편에 보면 “음식이 깨끗하면 마음이 상쾌하고 마음이 맑으면 잠을 편히 잘 수 있느니라”고 하였다. 밤에 먹는 음식은 백해무익이다. 저녁일수록 음식은 간편하게 먹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서 깊은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길이 된다.

수험생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져야 한다. 마음이 안정되어야만 사리를 옳게 판단하게 된다. 명심보감 정기편에 보면 “마음을 차분하게 가지고 모든 일에 대한다면 비록을 글을 읽지 않았다 하더라도 덕이 있는 군자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마음을 차분하게 가지는 것이 책 읽는 것보다 낫다고 하였다.

마음이 차분해지면 학교에서도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눈에 보인다.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논술준비, 면접대비, 스펙쌓기, 책읽기 등 해야 할 일들이 눈에 차고 넘친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챙기고 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수능 이후 게으르기 쉬운데 부지런해야 한다. 명심보감 정기편에 보면 태공이 “부지런히 일하는 것은 다시 없는 보배”라고 하셨다. 근면이 즉 보배인 것이다. 부지런히 해야 할 일을 찾아서 하나씩 해 나가자. 그게 바로 돈이고, 보배고 가치있는 일이다.

또 수능생이 기억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욕심을 적게 가지는 것이다. 수능 예상 성적을 가지고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 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을 것이다. 욕심은 금물이다. 명심보감 정기편에 보면 '경행록'에 말하기를 “삶을 보전하려는 자는 욕심을 적게 하라”고 하였다. 욕심은 실패를 초래하기 쉽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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