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2)

2012.01.15 18:15:00

새해에는 누구나 특히 희망을 많이 가진다. 용의 해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흑룡의 해라고 하기 때문이다. 기어가는 해가 아니고 뛰어가는 해도 아니고 날아가는 해이기 때문이다. 가정마다 날아갈 듯 기분이 좋은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목민심서 2편 율기육조(律己六條)를 계속 음미하면서 새로운 마음을 가져보고자 한다. 새해 결심을 하는 것은 안 하는 것보다 좋다고 본다. 새해 결심이 용두사미가 되어서는 안 되고 용두용미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자신을 가다듬어 보면 좋겠다.

1장 칙궁(飭躬-절도가 있는 몸가짐)에 보면 네 번째 구절은 목민관으로서 가져야 할 태도 중 엄숙함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몸가짐이 엄숙(嚴肅)해야 함에 대한 말씀이 이어진다. 선생님의 체모도 엄숙하면 좋겠다. “군자가 무겁지 않으면 위엄이 없으니 백성의 웃사람이 된 자는 무거운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 나오는 군자가 바로 목민관이요 선생님이다.

몸가짐이 엄숙하라는 말은 몸가짐을 무겁게 하라는 것이다. 군자는 지중(持重)하라, 지중-몸가짐을 무겁게-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는데 몸가짐을 무겁게 하는 것이 바로 처신을 신중하게 하는 것이다. 행동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엄이 없어질 뿐 아니라 지도자가 웃음거리가 된다.

우리 선생님들도 학생들 앞에서 행동에 신경을 더욱 써야 할 것이고 위엄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학생들은 선생님을 존경하게 되고 따르게 된다. 행동이 무겁지 못하고 가벼워지면 학생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조롱거리가 되고 만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너무 비참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어떻게 처신해야 하나? 다섯 번째 구절에 구체적인 예시가 나온다. 다섯 번째 구절을 보자. “술을 끊고 색을 끊으며 소리와 풍류를 물리치고 공손하고 단정하며 엄숙해야 하며 감히 유흥에 빠져 정사를 어지럽히며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일은 없도록 해라. 한가하게 놀이를 즐기는 것은 백성들의 기뻐하는 바가 아니다”고 하였다.

술을 적게 먹으라고 하지 않고 술을 끊으라고 하였다. 색도 끊으라고 하였다. 소리와 풍류를 물리치라고 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유흥에 빠져서 정사를 어지럽히게 되고 시간을 헛되이 보내게 되며 백성들에게 아무 유익이 되지 못한다. 선생님들의 행동에 신경써야 할 부분이 바로 술과 여자와 풍류라고 지적하고 있다. 술, 여자, 풍류로 인해 자신이 어렵게 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스트레스를 푼다고 자주 술 마시고 노래 부르며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못된다. 학생들에게 기쁨도 못된다. 자기의 본분을 소홀히 하게 된다. 그러니 새해에는 술, 여자, 풍류 때문에 자신이 망가져서는 안 될 것 같다.

한가하게 놀이를 즐기는데 집중하는 것은 학생도 학부모님도 그 어느 누구도 원치 않는다. 시간을 아껴가며 선생님의 장점인 전문적인 지식과 가르치는 교수기법 연구, 학생들의 생활지도에 더욱 집중하며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목민관은 제속단엄(齊速端嚴)하라고 하였다. 공손하고 단정하며 엄숙하라고 하였다. 이렇게 하는 것이 처신을 신중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의 행동도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우리 선생님들은 공손해야 한다. 학부모님을 대할 때도 공손해야 하고, 웃사람을 대할 때도 공손해야 하고, 외부 손님을 대할 때도 공손해야 한다. 우리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학부모님을 대할 때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그러니 공손이 몸에 배여 있으면 좋을 것 같다.자신이 공손하면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더욱 공손하게 다가온다.

단정하라고 한다. 복장의 단정을 말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반복해서 나오는 것을 볼 때 복장의 단정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큼을 짐작할 수 있다. 몸가짐을 신중히 해서 학생들에게 기쁨이 유익이 되고 도움이 되고 희망이 되면 참 좋을 것 같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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