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수난의 시대

2012.05.07 09:56:00

전국 경향 각지의 언론 매체를 뜨겁게 달궜던 여중생에 의한 교사 폭행 사건이 있었다. 지난 2일 부산에서 여중 2학년생에게 50대 여교사 폭행을 당해 실신하는 반 인륜적 행위 발생한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교육현장인 학교에서 발생할 수 있는지 상상하기 어렵다. 감사와 보은의 달이라는 5월의 벽두에 발생한 일이라 더욱 암담하다. 하기는 세상이 망쪼가 들려고 하는지 학생들에 의한 교사 폭행 별일이 아닌지 오래 되기는 했다. 남학생도 아니고 여학생이 그리고 신규 선생님도 아니고 자기 부모들보다 연배가 한참이나 위인 50대 여교사에게 일방적인 폭행을 가해 실신까지 이르게 한 사건 대형사고다. 그동안의 곪을 대로 곪은 화농, 터질 것이 제대로 터지긴 했다.

사건 경위를 들으면서 갖게 되는 의문이 많다. 교사 폭행 사건 당시가 2교시가 끝난 후에 자나가던 선생님에 의해 복장 불량을 지적 받았다는데 그러면 2교시 전까지는 그 여학생의 그런 복장에 대해서 지적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는 말인가? 중 2생들 연령적으로 민감하고 예민하여 중 2학년에 대해서만은 담임을 2분씩이나 배치한다고 했는데 그러면 그 두 분 담임 선생님들은 보고도 못 본척 했다는 말인지, 2교시까지는 규정대로 된 복장을 하고 있다가 2교시가 끝난 후에 갈아있었다는 말인지? 2교시가 끝난 후에 갈아있었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혹여 2교시까지 그런 상태에 대해 아무도 지적하거나 지도하지 않았다면 이건 정말 큰 문제라고 본다.

초․중등학교 시절에는 다른 어떤 가치에 우선하여 규율과 질서, 복종과 절제의 미덕을 배우고 닦아야 할 시기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교육 현장에서 이 중요한 가치가 사라지고 있다. 이런 가치들이 학생들이 싫어하는 덕목이 되다보니 교육수요자라는 학생들 눈치보기에 급급해진 교원들이 굳이 이런 부분에 대해 관여하기를 꺼리게 된 것이다. 지식 노동자로 교사의 자리가 매김해지고 있는 것이다.

미루어 생각해 보건데 이번 사건에서도 이 부산의 중학교는 50대 초반의 여교사만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최소한의 덕목인 규율과 질서를 학생들에게 지도하는 열정을 보이다가 이런 봉변을 당하지 않았나 싶다. 보지 않고 겪어보지 못해서 무어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평소에도 이 여선생님은 학생들의 생활지도에 열성이었을 것 같다. 열성을 다하고 지적을 하는 그만큼 학생들은 또 이 교사를 싫어했을 것 같고, 그러다가 이런 봉변을 당해 전국뉴스를 타는 망신살이 뻗치게 되고. 이런 결말이 눈에 보이기에 다른 분들은 그 학생을 제지하고 지도하기 보다는 차라리 외면해버리고 있지는 않았는지? 이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 교사, 우리 기성세대들의 자화상은 아닐지.

공원 한 켠에서 무리를 지어 담배 피며 온갖 험한 욕설을 해대는 학생들을 보면서 지도할 수 있는 어른들이 있기는 한지? 이미 그런 어른의 모습은 사라져 버린 지 오래라고 본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그런 모습이 기대되던 학교마저 언제부터인지 교사들이 학생들의 생활지도에서 슬금 슬금 발을 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개망신 당하지 않으려면 눈감고 귀 막는 것이 상책이라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참 답답하다.

예의 없음을 창의력으로, ADHD증후군을 자유분방으로 치부하는 교육현장, 따끔한 질책이나 지적이 사라져버리고 칭찬과 격려만이 넘쳐나는 교육현장, 가정, 사회가 오늘의 교권붕괴, 어울려 살아가는 룰을 모르는 버릇없는 아이, 과잉 행동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양산해내고 있다.
권광식 충청남도서산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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