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의 여행지와 장항의 꼴갑축제

2012.06.11 13:22:00

6일, 지인들과 충남의 서남쪽 바닷가에 위치한 서천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서천공주고속도로가 개통되며 해돋이 마을 마량리가 청주에서 2시간여 거리로 가까워졌다.

군산에서 가까운 마량포구는 주변에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아 가족 여행지로 좋다. 가까이에 동백정ㆍ서천해양박물관ㆍ홍원항ㆍ춘장대해수욕장, 남쪽으로 장항항ㆍ금강하굿둑ㆍ한산모시관ㆍ신성리갈대밭ㆍ월남 이상재선생 생가, 북쪽 바닷가로 부사방조제ㆍ무창포해수욕장ㆍ남포방조제ㆍ죽도보물섬ㆍ대천해수욕장이 있다.


마량포구는 왜목마을과 함께 서해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하다. 낮은 구릉지가 대부분인 삼면이 서해와 접해 아름답고 바다로 길게 튀어나온 포구가 동쪽의 비인만을 바라보고 있어 포구에서 바라보면 동쪽 바다에서 붉은 해가 떠오는 것처럼 보인다. 해돋이를 하는 방파제에서 포구 뒤편의 서천해양박물관과 서천화력발전소가 가깝게 보인다.

또한 1816년 조선 연안을 탐사하던 영국 해군 맥스웰 대령이 마량진 갈곶에 정박해 성경 한 권을 첨사 조대복에게 전한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포구에 우리나라 최초로 성경이 전래된 것을 기념하는 비석이 세워져 있고 성경전래지를 테마로 해양ㆍ문화유적지 사업이 추진된다.


마량포구 뒤편의 서쪽 바닷가 언덕에 수령 500여년의 동백나무 85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서천화력발전소 옆으로 산책로를 따라가면 중층누각 동백정을 만난다. 정자에 올라서면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된 동백나무숲과 서천화력발전소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의 정자에서 해송사이로 바라보이는 기암괴석과 작은 섬이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석양이 서해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해넘이는 동백이 붉게 꽃을 피운 봄철에 더 아름답다.


홍원항은 춘장대해수욕장과 동백정 사이 움푹하게 들어간 바닷가에 위치한다. 전경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작은 항구지만 주꾸미, 전어, 꽃게 등 먹거리가 많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가을철 전국에서 전어가 가장 많이 잡히는 곳으로 전어축제가 열리는 9월 말부터 10월초까지는 차량들이 꼬리를 문다. 


장항항에서 4회째 맞이하는 꼴갑축제가 열렸다. 꼴뚜기의 '꼴'과 갑오징어의 '갑'을 합성한 축제의 이름이 재미있다. 홍원항에서 장항까지는 30여㎞ 거리다. 외국인들의 민속공연을 구경하고 행사장에 마련된 먹거리 코너로 갔다. 꼴뚜기와 갑오징어, 삼합두루치기(갑오징어, 꼴뚜기, 삼겹살)를 판매하고 있다. 축제가 열리는 곳은 음식 값이 비싸지만 달고나, 뽑기 등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볼거리들이 많다. 한때는 장항역이 종착역이었던 장항선이 지금은 익산까지 연결되고 예전의 장항역은 화물만 취급하는 장항화물역이 되었다.


금강하구의 강변도로를 달려 장항에서 17㎞ 거리에 위치한 한산모시관(http://www.hansanmosi.kr)으로 간다. 모시풀이 심어져 있는 모시관은 '세계 문화유산 한산모시로의 초대'를 주제로 열릴 한산모시문화제 준비로 바쁘다. 이곳에서 아름답고 섬세한 한산모시 제직과정과 모시제품 전시장을 구경하고 모시떡을 먹었다. 모두 수공으로 이뤄지는 모시의 제직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 올, 한 올 가는 실들이 모여져 옷감이 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여름철을 대표하는 모시옷, 모시이불의 값이 만만치 않다.

모시는 천연섬유로 만든 우리 민족의 전통 옷이고 한산모시는 품질이 우수하여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모시를 대표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했다. 서양에 실크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모시가 있다. 단아하고 청아한 한산모시의 제사ㆍ제직과정(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이 2011년 11월 28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었다.


한산모시관을 나와 금강의 물가에 있는 금강 제2경 신성리갈대밭으로 갔다. 서천군과 군산시가 만나는 금강 하구의 제방도로에 올라서면 드넓은 갈대밭과 금강의 물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자연친화적인 갈대밭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지로 많이 알려졌고, 최근에는 자연학습장과 사진촬영장소로 인기가 높다.

금강하굿둑이 건설되기 전에는 무성한 갈대들이 제방 너머로 드넓게 형성된 농경지까지 뒤덮었지만 갈대공원이 조성되며 길 양옆으로 갈대들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 강바람이 불어오면 어른만큼 키를 키운 갈대들이 초록물결을 이루고, 근처의 금강 하굿둑에 둥지를 튼 철새들이 갈대밭 위를 한가롭게 나는 모습이 이채롭다.

갈대숲에 들어서자 갈대들이 몸을 비비며 내는 소리와 숲속에서 새들이 재잘대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햇볕을 머금은 파란 하늘, 하늘과 맞닿은 갈대밭, 갈대밭 옆으로 흐르는 금강의 물길, 물길 옆에 덩그러니 놓인 원두막…. 갈대밭 산책길을 걸으면 물가에서 온갖 시름 다 내려놓을 수 있는 원두막을 만난다. 원두막에 앉아 행복과 호흡한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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