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48)

2012.06.20 09:28:00

아파트 커텐을 열면 두 가지의 잔디가 보인다. 가까이는 자연 잔디이고 멀리는 인조 잔디이다. 아파트 앞 잔디는 자연산이라 신선하다. 활기찬 모습을 찾을 수 있다. 멀리 보이는 학교의 운동장 잔디는 인조 잔디라 보기는 좋지만 기쁨을 안겨다 주지 못한다. 거짓보다 진실이 더 낫다. 거짓이 꿀과 같이 달콤해 보여도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생명이 없다. 하지만 진실은 매력적이지 않지만 생명이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이끌리게 한다.

우리 선생님들은 자연 잔디와 같다. 겉으로 보기와는 다르다. 얼핏 보기에는 어설퍼 보이고 질둔해 보이지만 생명력이 있어 언제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감동이 있다. 이끌림을 받게 한다. 진실하다. 연삽하다. 삽삽하다. 인조 잔디는 첫눈에는 이끌리지만 아무리 보아도 감동이 없다. 처음 보기에는 연삽해 보이지만 사실은 질둔하다.

선생님은 황금이 있는 것이 아니고 진실이 있는 사람이다. 황금은 빛이 나고 값이 나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 하지만 황금 천 냥보다 진실된 선생님의 한 말씀이 더 값이 나간다. 가치가 있다. 진실된 선생님들의 한 말씀 한 말씀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비록 한 마디이지만 황금 천냥보다 더 귀하다.

평소에는 선생님은 말이 없다. 수업시간이 되면 열정을 쏟는다. 말을 아끼지 않는다. 목이 탈이 나도 학생들에게 열심히 가르친다. 수업시간에는 입이 열린다. 평소에는 입이 닫힌다. 조절을 잘 하신다. 평소에 말을 아낌으로 필요할 때 던지는 한 마디가 엄청 효과를 발휘한다. 선생님의 진실함 때문이다.

학생들은 진실된 선생님의 말씀에 목마르다. 한 말씀이라도 더 듣고 싶어한다. 하지만 선생님들은 말을 아낀다. 말을 아끼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인 줄을 알면서도 그러하다. “차라리 밑 빠진 항아리는 막을 수 있겠지만 코 밑에 가로 있는 입은 막기 어렵다.”고 할 정도로 말을 아끼기가 어렵지만 우리 선생님들은 막기 어려운 입을 막을 줄 안다. 필요할 때 말을 하면 그 영향력은 엄청나다. 진실된 선생님의 말은 이렇게 힘이 강하다.

선생님께서 진실됨이 없고 거짓이 드러나면 학생들은 멀어진다. 학생들의 마음은 일시에 사막으로 변한다. 학생들이 선생님의 진실을 발견하면 사막과 같은 학생들의 마음도 꽃이 피고 샘이 솟고 강물이 흘러넘친다. 진실이 있는 선생님을 대하면 슬픔도 이겨내고 슬픔을 기쁨으로 바꾼다. 진실된 선생님을 대하면 차가운 마음으로 우울해 하던 학생들도 그들의 마음에 따뜻하게 감싸주는 불꽃이 되어 다시 새롭게 변화된다.

선생님의 진실은 감추어진 보배다. 학생들이 찾기만 하면 그 때부터 기쁨을 누린다. 선생님을 더욱 따른다. 선생님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한다. 선생님을 더욱 사랑하게 된다. 선생님의 연삽한 마음, 삽삽한 마음을 닮아가려 한다. 질펀한 마음은 벗어버리려고 한다. 진실은 황금보다 귀하다. 황금보다 더 가치가 있다.

진실한 선생님을 학생들은 언제나 따른다. 말씀에 귀를 잘 기울인다. 그래서 선생님은 존귀한 존재가 된다. 순종을 이끌어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순종이 귀한 것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순종을 이끌어내는 이는 말 잘하는 이가 아니고 진실된 마음으로 진실된 말을 하는 우리 선생님들이다. 선생님이 진실되지 못하면 학생들은 가까이 하지 않는다. 선생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선생님께서 진실을 보이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순종이 아니라 반발을 하게 된다.

우리 선생님 주위에는 자기의 생각과는 달리 시기하는 벗이 있을 수 있다. 교직원이 있을 수 있고 학생들이 있을 수 있다. 이들이 진실한 모습을 보이고 사랑을 베풀고 덕을 베풀고 정을 나누는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이것도 장애물 뛰어넘는 운동선수처럼 가볍게 뛰어넘는 지혜가 필요하다. 누가 뭐라 해도 진실된 마음이 변하지 않아야 생명이 있다. 거짓된 포장은 순간적으로 빛이 나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 진실은 황금보다 더 값진 보배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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