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찾은 마동창작마을과 마불갤러리

2012.06.20 09:49:00

목마르게 기다리는 비가 구질구질 내리던 6월 8일 오후였다. 마동창작마을과 마불갤러리를 돌아보기 위해 직원 다섯이 문의로 향했다. 운전대는 지리에 능한 내가 잡았다. 


옛 회서분교 터에 자리잡은 마동창작마을에 가려면 문의면 소재지를 지나 굽잇길을 한참동안 달려야 한다. 차에서 내리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건물들이 맞이한다. 여름철이면 쉼터 역할을 하는 그네가 나무에 매달려 비를 맞고 있다.

달걀을 삶고 커피를 끓일 수 있는 휴게실과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전시실에서 갤라리, 까패, 차안~차니, 귀경하시고, 개인작압실 등 재미있는 말들을 만나는데 '휴계실에서 차 한잔 삶아드셔도 됩니다.'라는 글이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마침 이홍원 화백이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곳은 예술과 현실이 만나는 창작과 소통의 공간이라 찾아오는 사람들 누구나 주인으로 대접한다. 우리의 옛 경험과 생활들을 서정적이고 해학적으로 표현한 이 화백의 작품을 감상하며 원시적인 듯 하면서 현대적이고 지역인 듯 하면서 세계적이라는 말을 이해한다.

예술은 소통이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부부와 '예술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대화를 나눴다. 작가들이 마음 편히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는데 동감했다.




문의IC에서 3분 거리인 대청호반의 문의중학교 맞은편에 '선우야, 바람 보러 가자'로 전국에 알려진 한지공예가 이종국씨와 명상가 이경옥씨 부부가 운영하는 마불갤러리가 있다. 마동창작마을에서 나와 평범하지만 아주 특별한 마불갤러리로 향했다. 갤러리에 들어서니 환한 웃음으로 맞이했을 선우 아빠는 벌랏마을에서 공예 작업을 하고 있어 선우 엄마가 반갑게 맞아준다.




갤러리는 오지 벌랏마을 한지의 맥을 이으며 각종 전시회를 통해 한지의 일반화와 세계화를 이뤄내려는 주인장의 작업장이다. 부채, 액자, 불을 밝히는 등, 그릇, 항아리 등 이곳에서는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것들이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고풍스러워진다. 한지로 만든 등이 어둠을 밝히는 갤러리에서 선우 엄마의 정성이 가득 들어있어 향이 더 진하고 비오는 날이라 더 맛있는 커피도 마셨다.

예술가는 사기를 먹고 산다. 지역에서 작품활동 하는 일이 어디 쉽겠는가. 지역의 예술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을 기대한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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