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형태소에 접사가 결합하여 형성된 복합어를 ‘파생어’라고 한다. 접사는 다른 단어나 어근에 첨가하여 새로운 의미를 덧붙이거나 문법적 기능에 변화를 주어 새로운 단어를 파생하는 요소다. 접사에는 단어나 어근의 앞에 붙는 ‘접두사’와 뒤에 붙는 ‘접미사’가 있다. 이 중에 접두사는 관형사와 성격이 비슷해 혼동을 한다.
관형사는
○ 각(各) 학교/그 아가씨/단(單) 하나/맨 처음/새 학교/저 사람/전(全) 공무원/첫 나무/한 가지
○ ‘갖은 고생/두어 사람/몹쓸 놈들/여러 가지/온갖 고통
예에서 보듯 명사 앞에서 꾸미는 기능을 한다. 관형사는 단어의 자격이 있어 독립적으로 띄어 쓴다. 그리고 관형사는 두 음절로 된 것도 있다. 관형사는 자체로 지닌 본뜻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띄어도 다른 것이 충분히 한 단어로 인식된다.
접두사는
○ 강추위/개살구/싯누렇다/웃어른/늦더위/잔소리/짓이기다/맏며느리/햇것/선하품/홑이불
처럼 단어의 자격이 없어 독립적으로 띄어 쓸 수 없다. 그리고 두 음절로 된 것도 거의 없다. 관형사로서 지닌 본뜻이 약간 변하여 쓰이거나, 그 조성이 굳어 그것이 붙은 어근과 어울려 하나의 말로 인식된다. 관형사와 다르게 여러 명사를 꾸밀 수도 없다. 관형사의 가장 큰 특징은 조사나 어미가 연결될 수 없는 불변화어라는 점이다. 따라서 체언을 수식하는 기능만 있을 뿐 주어나 목적어는 물론 서술어나 부사어로도 쓰일 수 없다.
그러나 주의할 것이 있다. 단어에 따라서는 관형사로 쓰기도 하지만, 접두사처럼 붙여 쓰는 경우가 있다. ‘새 학교’에서 ‘새’가 그렇다. ‘새달[来月]/새댁/새봄[新春]/새색시/새서방/새싹[新芽]/새아기/새해[新年]’ 등은 ‘새’가 뒷말과 붙어 굳어 버린 것으로 보아 붙여 쓴다.
‘첫-’도 마찬가지다. ‘첫가을/첫걸음/첫겨울/첫나들이/첫날/첫눈/첫더위/첫딸/첫사랑/첫새벽/첫아들/첫인상/첫판’은 관형사가 아니라, 이미 굳어진 것으로 보아 뒷말과 붙여 쓴다.
‘한-’도 명사를 꾸미는 관형사로 쓰지만, 접두사로 붙여 쓰는 경우가 많다. ‘한가운데/한가을/한가지[同一]/한겨울/한고비/한길/한동안(=꽤 오랫동안)/한밑천/한밤중[深夜]/한복판/한숨/한집안/한통속’은 하나의 단어가 됐다.
한자어도 관형사처럼 쓰기도 하고, 접두사 쓰기도 한다. 먼저 ‘매(每) 회계 연도/각(各) 부처/별(別) 이상스러운 소리/본(本) 법정/신(新) 교육과정/구(舊) 교육과정/전(全) 세계/전(前) 국회의원/총(總) 운전 자본/순(純) 살코기’ 등은 관형사로 띄어 쓴다.
하지만 ‘반민족(反民族)/반도체(半導體)/본회의(本會議)/부도덕(不道德)/부사장(副社長)/비공식(非公式)/생가죽(生—)/소도시(小都市)/신문학(新文學)/아열대(亞熱帶)/잡수입(雜收入)/재교육(再敎育)/재조사(再調査)/저학년(低學年)/준결승(準決勝)/중노동(重勞動)/진면목(眞面目)/초음속(超音速)/총동원(總動員)/총선거(總選擧)/최전선(最前線)’ 등은 접두사 또는 접두사처럼 써 붙여 쓴다.
여기서도 주의할 것이 있다. ‘순(純) 살코기/순 한국식/’은 관형사처럼 취급하지만, ‘순우리말’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합성어로 처리하고 있다. ‘순문학(純文學)’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한 단어로 ‘순’을 뒷말과 띄어 쓰면 안 된다. ‘별 이상스러운 소리’의 ‘별’은 관형사이지만, ‘별개, 별걱정, 별의별’은 한 단어의 일부 구성 요소이다. 또 ‘각 부처’의 ‘각’은 관형사이지만, ‘각살림, 각가지’의 ‘각’은 관형사가 아니라 한 단어의 일부 구성 요소이다. ‘본 법정’의 ‘본’도 관형사이지만, ‘본교, 본사, 본국’의 ‘본’은 한 단어의 일부 구성 요소이다.
‘맨-’은 ‘온통’, ‘더할 수 없이 가장’의 뜻을 지닐 때는 ‘맨 처음/맨 끝/맨 꼴찌/맨 나중’은 관형사이므로 띄어 쓰고, ‘맨주먹/맨머리/맨입/맨손’에서 ‘맨’은 ‘비다[공(空)]’의 뜻을 지니는 접두사이므로 붙여 쓴다.
‘각(各)’, ‘전(全)‘, ‘본(体)’, ‘당(當)’은 ‘각급(各級)/각자(各者)/전교(全校)/전신(全身)/본교(本校)/본관(本官)/당교(當校)/당인(當人)’은 독립성이 없는 한 음절의 말과 어울려 굳어 버려 붙여 쓴다.
그 밖에 접두사와 관형사를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 접두사의 뒤에 오는 체언은 그 종류가 극히 제한(예를 들어, ‘덧문, 덧저고리, 덧버선’은 되지만, ‘덧정신, 덧수건’은 안 됨.)되는데 비하여, 관형사의 뒤에 오는 체언의 종류에는 그러한 제약이 덜하다( 예를 들어, ‘새 문, 새 저고리, 새 버선, 새 정신, 새 수건’ 등으로 다양하게 쓴다.). 다음은 관형사와 체언 사이에는 다른 말이 들어갈 수 있음(새 큰 문, 새 흰 저고리)에 비하여, 접두사와 체언 사이에는 다른 말이 끼어들 수 없다(덧큰문, 덧흰저고리)는 것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