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가짐 (77)

2012.08.22 16:35:00

오늘은 비가 내린다. 비가 오면 언제나 좋다. 비는 곧 생명이다. 물이 없으면 생명이 없다. 이번 여름 여행지 중의 하나인 LA가 생각난다. 비가 거의 오지 않아 사막 아닌 사막이었다. 식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그 많은 산들이 나무가 없는 민둥산이었고 모래산이었다. 우리나라의 산은 정말 아름다운 산이다. 나무로 우거진 산이다. 식물이 싱싱하게 잘 자라는 나라다. 모두가 하늘에서 내리는 비 때문이다. 축복 받은 땅이 바로 우리나가 아닌가 싶다. 비가 올 때마다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오늘도 논어의 가르침을 묵상해 본다. 논어 학이편 제13장에는 공자의 제자인 유자의 가르침이 나온다. 유자도 인성교육에 중점을 뒀다. 유자는 세 가지를 강조했다. 바른 사람, 좋은 사람이 되려면 신실함과 공손함과 친근함의 세 가지의 미덕을 지녀야 한다고 하셨다.

이 세 가지는 우리 선생님들이 지녀야 할 미덕이 아닐까 싶다. 먼저 유자께서는 신실함이 있어야 함을 가르쳤다. 신실함은 친구와의 관계이다. 나아가 모든 사람과의 관계이다.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신실한 사람이 되도록 가르쳤다.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선생님, 정의롭지 못하면 아예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음을 가르치고 있다.

약속 어기는 것을 예사로이 하면 신뢰가 떨어진다. 약속을 지키기 어려우면 아예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 학생들은 믿음직스러운 선생님을 좋아한다. 약속을 잘 지키는 선생님을 존경한다. 바르게, 진실되게, 신실하게, 정의롭게 살아가는 선생님을 따른다.

학생들은 너무나 민감하고 예민하기 때문에 선생님의 작은 실수 하나라도 그냥 보고 넘어가지 않는다. 작은 실수 하나만 가지고 선생님을 평가하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 앞에서 작은 실수 하나까지 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약속에 대한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

친구와의 관계에서 신뢰를 잃으면 그 때부터 친구와의 관계는 멀어진다. 그만큼 신뢰가 중요하다. 신뢰가 깨지면 더 이상 친구와의 약속을 할 수도 없고 지킬 수도 없다. 친구뿐만 아니라 대인관계가 잘 유지되려면 신뢰가 있어야 한다.

또 유자께서는 공손해야 함을 가르치고 있다. 공손하지 못하고 교만하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겸손이 몸에 배여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보고 배운다. 공손한 선생님을 보고 학생들도 모든 사람에게 공손하게 대하고 예의 바른 학생으로 자라간다. 학생들은 공손함을 말보다 행동으로 배운다. 선생님의 공손한 태도를 보고 공손하게 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인 줄 안다. 반드시 해야 하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부모님에게도 공손하게 예를 다하고 윗사람에게도 그러하고 선생님에게도 그러하고 선배에게도 공손하게 대한다. 이게 바로 사랑의 실천이다.

공손함은 윗사람과의 관계이다. 선배와의 관계, 웃어른과의 관계다. 윗사람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려면 공손함이 몸에 배여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선배로부터 칭찬을 듣게 되고 윗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게 된다.

그리고 유자께서는 친근감이 있어야 함을 가르쳤다. 특히 원로와의 관계에서 친근감이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원로와의 관계가 원만해지려면 친함이 있어야 함을 가르치고 있다. 원로들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원로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친근감을 가지는 것이 좋다.

친근함이 없으면 학생들은 따르지 않는다. 기대지 않는다. 믿음이 가고 친근하면 오라고 하지 않아도 학생들은 곁에 오게 되어 있다. 친근한 분은 언제 봐도 사랑이 넘친다. 기쁨이 있다. 얼굴이 밝다. 자상하다. 웃음이 있다. 그러기에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존경을 보낸다. 의지한다. 무엇이든 마음속에 있는 것을 털어놓는다. 가두어두지 않는다. 정이 들대로 든다. 자주 얼굴 보기를 좋아한다. 언제나 호감을 가진다. 친근감을 배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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