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12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어제 아내와 같이 강원도 평창 스키장을 다녀 왔다. 정말 오랜 만에 스키장을 찾았다. 오후 몇 시간 탔는데 다리가 후들거린다. 아마도 체력이 부족한가 보다. 아내는 활강 기초실력이 조금 늘어서 그런지 표정이 밝다.
귀가 후 저녁식사. 부지런히 비망록을 들추어 본다. 이 해가 가기 전에 '올해의 나의 10대 뉴스'를 정하려는 것이다. 그래야 한 해 마무리가 된다. 한 10여년 전부터 이 일을 했는데 한 해를 뒤돌아 보고 새해 구상을 한다. 인생사가 정리된다.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기에 독자들에게도 권유를 하고 싶다.
한국교육신문에서는 올해 뉴스를 '내우외환'으로 요약했다. '학교 안으로는 학교폭력과 교권침해, 학교 밖으로는 정치·비리 교육감, 그래도 인성 가르치는 교사'로 작은 타이틀을 달았다.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논란, 교권보호 종합대책 추진, 곽노현 교육감 구속…교육감 재선거 등을 꼽았다.
그렇다면 나의 10대 뉴스는? 월별로 메모한 카렌다를 꺼내 들고 월벌 주요 뉴스를 메모한다. 무려 40여개가 넘는다. 이 중에서 10개를 우선 순위에 따라 간추리는 것이다. 내 인생에 큰 영향을 준 것을 꼽는 것이다. 평소 꾸준한 기록이 바탕이 되니 그 다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1. 제29회 수원시 문화상 교육부문 수상(11월)
고향이 수원인 필자. 수원시문화상 수상은 커다란 영예다. 수원시장은 상패와 꽃다발만 안겨주어 미안해 하지만 수상자는 자긍심을 갖는 상이다. 공적조서를 정리하다 보니 교직 35년 6개월 중 19년을 수원관내에서 근무하면서 교육에 열정을 바쳤다. 특히 좋은 일에 쓰라고 수상 축하쌀을 보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2. 교육칼럼 5집 '행복한 학교 만들기' 발간(6월)
자비출판이 부담이 되긴 하지만 벌써 5집이다. 2006년 교감 시절 '연(鳶)은 날고 싶다'가 이렇게 계속 이어질 줄은 필자도 몰랐다. 그러나 칼럼을 한 단계씩 마무리 짓는 차원에서 발간하는데 독자들의 객관적 인정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3. KBS 생방송 심야토론 패널로 출연(5월)
교육주간을 맞이하여 지상파 생방송에 처음으로 출연하였다. 그것도 무려 90분 가량. 주제는 '추락하는 교권, 무엇이 문제인가?' 필자 나름으로는 침착한 태도로 임하였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다. 곁가지로 엉뚱하게 나가는 반대편 패널들의 말을 끊어야 하는데 초보라서 지켜보아야만 했다. 교육계를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은 안타깝기만 하다.
4. 율전중 혁신학교 지정(9월)
1학기에 율전중학교가 혁신학교로 예비지정되더니 곧바로 본지정을 받았다. 교육의 본질인 수업혁신과 평가혁신에 초점을 맞추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움직여 준 교직원,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가 고맙다. 간접적으로 들은 평가위원의 호의적인 평가에 고무가 된다.
5. 제2회 수원시민 작은 영화제 출품(10월)
수원화성박물관 영화제작교실에 참가하여 아마추어 영화감독에 데뷔하였다. 출품작은 청소년 드라마 '휘발유 3천원 어치' 인데 학생, 교직원, 파출소,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았다. 3분 50초 짜리 초단편 영화이지만 대본부터 편집까지 영화제작 과정의 모든 절차를 거쳤다.
6. 가족과 함께 유럽 여행(7-8월)
누나, 아내, 여동생, 조카 등 5명이 스페인, 모로코, 포루투갈, 네덜란드 등을 여행하였다. 요즘 여행은 놀러 가는 것이 아니라 문화학습이라는 것이다. 10박 11일간 강행군이다. 새벽부터 야간까지 여행 일정이 빡빡하다. 가족을 위해 비용 일체를 선물한 누님께 감사드린다.
7. 중국 제남시 실험중학교 방문(6월)
제남시는 수원시와 자매결연 도시다. 이번 방문은 작년 우리 학교 방문에 답방 형식이다. 우리 학교 학생 10명과 교원 3명이 방문하였는데 학교측의 환대를 받았다. 학교 시설과 교육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우리가 받아들일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하였다. 학생들도 홈스테이를 하면서 중국의 문화를 생생하게 접했으리라 본다.
8. 경기교총 수석 부회장 출마 석패(7월)
선거가 과연 이런 것인가? 선거의 좋은 면을 보았어야 하는데 불미스러운 것을 많이 보았다. 경기교총 선거관리위원회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처리가 아쉬웠다. 비상식이 통하는 조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경기교총 회원에 대한 정보력 부족이 석패의 원인이 아닌가 한다.
9. 아내와 1박 2일 여행(1월)
방학 중 아내와의 여행은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준다. 그 동안 못 나눈 대화도 충분히 나눌 수 있다. 소백산 비로봉의 상고대, 남해의 다랭이 논 등은 아직도 그 풍경이 생생하다. 그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색있는 토속음식은 여행 추억을 풍부하게 해 준다.
10. 아들, 육군 입대(2월)
아들이 대학을 휴학하고 국가의 부름을 받았다.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5주, 대전 정보통신학교에서 4주간 교육을 마치고 지금은 수도군단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하고 있다. 요즘 군에서는 대학 때의 전공을 살려 부대를 배치하고 있다. 훈련소 수료식 참관, 통신학교 면회 등 자식을 둔 부모의 자랑이다.
이 외에도 e수원뉴스 으뜸기자 위촉, 수원시통합추진위원 활동, 에듀원 컨설턴트와 NTTP 수원시국어과교육연구회장 활동, 수원 남창동 최동호 시 창작교실 입문, 수원시 교사 인문학 아카데미 수료 등도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