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류봉·반야사·노근리 평화공원의 겨울 풍경

2013.01.03 10:56:00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영동IC와 추풍령IC 사이에 황간IC가 있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황간면에 월류봉, 반야사와 문수전, 노근리사건 현장과 평화공원 등 볼거리가 많다. 지난 12월 29일 겨울철의 풍경이 보고 싶어 황간으로 차를 몰았다.






황간IC에서 4㎞, 황간역에서는 도보로 30여분 거리인 원촌리의 초강천 물가에 우암 송시열이 즐겨 찾던 명승지 한천8경이 있다. 한천팔경은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되어 있는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우암 송시열이 한천정사를 지어 강학을 하였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월류봉, 화헌악, 용연동, 산양벽, 청학굴, 법존암, 사군봉, 냉천정을 한천팔경이라 하는데 제1경 월류봉(月留峰) 주변의 경치는 달님도 쉬어갈 만큼 빼어나다.

우뚝 솟아 있는 월류봉(365m) 주변의 수려한 풍광은 충북의 자연환경명소로 유서가 깊다. 월류봉이라는 이름도 이곳의 풍경에 반한 달이 능선을 따라가며 봉우리 주변에 머무르는 것처럼 보여 붙여졌다. 한천정사에서 바라보면 깎아 세운 듯 똑바로 서있는 높은 절벽, 절벽 위에 날아갈 듯이 앉아있는 정자, 정자 밑 층암절벽을 휘감아 도는 맑은 물이 어우러지며 만든 풍경이 한 폭의 산수화다.


기룡대가 주차장 옆 절벽 위에서 월류정을 내려다보고 있지만 나무들이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화장실 옆 산길을 따라 30여분 오르면 삼림욕장을 지나 기룡대를 만난다. 이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월류봉의 멋진 풍경, 한천정사와 송우암유허비가 발아래로 펼쳐진다.


원촌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석천계곡을 6㎞쯤 따라가면 신라 성덕왕 때 상원화상이 창건한 천년고찰 반야사가 있다. 길이 미끄러워 운전이 조심스럽지만 눈을 뒤집어쓴 겨울풍경이 한적하고 아름답다.

규모가 작고 아담한 반야사는 삼층석탑(보물 1371호)과 수령 500년의 배롱나무 2그루가 잘 어울린다. 흘러내린 파쇄석이 사찰 옆 산기슭에 만든 꼬리를 치켜세운 호랑이 형상도 눈요깃거리다.


반야사에서 한적한 냇가 길을 200여m 가면 문수보살의 안내로 세조가 피부병을 고쳤다는 영천이다. 문수전은 영천의 깎아지른 절벽 망경대 꼭대기에 있어 색다른 볼거리다. 돌계단을 올라가면 절벽 아래로 보이는 눈 덮인 산과 계곡의 겨울철 풍광이 바쁜 일상을 잊게 한다.


왔던 길을 되짚어 4번 국도에서 영동읍 방향으로 달리면 도로변 우측에 '노근리사건 현장입니다'라고 써있는 안내판이 을씨년스럽게 보인다. 노근리사건은 1950년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남쪽으로 향하던 피난민들이 미군의 무차별 총격을 받아 300여 명이 희생당한 대량 학살사건이다.

화살표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양민들이 학살당한 노근리사건의 현장 쌍굴다리가 우뚝 서있다. 총알 자국이 무수히 많은 쌍굴다리는 역사의 현장이자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문화재 제59호를 알리는 동판이 벽면에 붙어있다.




노근리 평화공원은 수많은 이야기와 한을 품은 쌍굴다리 앞 도로 건너편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간, 과거성찰과 반성의 공간, 과거·현재·미래가 어우러지는 평화와 인권을 학습하는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야외의 조각공원과 위령탑을 둘러보며 그해 여름에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의 넋과 유족들의 아픈 상처를 떠올리고, 평화기념관에서 노근리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전쟁의 아픔과 살아남은 자의 고통·인간의 고귀한 가치와 평화의 중요성을 이해한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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