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등의 은은한 불빛이 유혹하는 마불갤러리

2013.01.03 10:57:00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신토불이(身土不二)의 소중함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국적도 모르는 수입산들이 요술방망이처럼 뚝딱 국산으로 둔갑하는 세상이다. 우리 것에 대한 열망 때문일까? 가끔 고 박동진 명창의 CF 광고가 생각난다.



당진산주고속도로 문의IC에서 3분 거리이고, 청남대 문의매표소와 가까운 대청호반의 문의중학교 맞은편에 평범하지만 아주 특별한 갤러리가 있다. 아들과 함께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 '선우야, 바람 보러 가자'로 전국에 알려진 한지공예가 마불 이종국씨와 명상가 메루 이경옥씨 부부가 운영하는 마불갤러리이다.

마불갤러리는 오지인 벌랏마을에서 직접 닥나무를 재배하며 한지를 만들고, 자기가 만든 한지에 그림을 그리거나 공예작품을 만들며 중단됐던 전통 한지의 맥을 잇는다. 부부가 자연에서 사는 법대로 따뜻한 세상을 꿈꾸고 우리 것을 갈고 닦으며 한지의 일반화와 세계화를 이뤄낸 결과 독일, 캐나다, 중국, 미국 등 주로 외국에서 전시회를 열며 우리 것이 최고임을 널리 알린다. 갤러리에도 우리 문화를 알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이 자주 찾아온다.















마침 마불갤러리에서 이번 겨울을 포근하게 만들어줄 한지등과 소품으로 1월 20일까지 전시회를 연다. 이 추운 겨울, 우리나라 고유의 제조법으로 만든 한지와 어두운 곳을 밝히는 등이 어우러진 주제가 딱 맞아떨어진다.

갤러리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처럼 멋진 공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부부가 환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아준다. 내부는 전시공간을 숨바꼭질하듯 요리조리 감추는데 가족과의 사랑이 느껴지는 한지 작품들이 있어 아늑하고 편안하다. 특히 출입문이 좁아 덩치가 작은 아이들만 드나들 수 있고 조그만 유리창으로 안이 들여다보이는 선우의 방이 웃음을 ‘빵’ 터뜨린다.

벌레들이 갉아먹은 내부에 씨앗을 넣어 만든 ‘비 내리는 나무’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지인이 인도에서 가져왔다는데 음향 소품이나 아이들 장난감으로 쓰여도 될 만큼 실제에 가까운 빗소리를 낸다. 갤러리는 부부처럼 자연을 닮은 분들이 많이 찾아와 사는 얘기를 두런두런 나누며 뜻 깊은 시간을 보내는 쉼터 역할도 한다.

주인장 내외가 전시회 때문에 가끔 자리를 비우기도 한다. 전화(043-222-5808, 010-8294-3041) 한 통 하고 가면 헛걸음 하지 않고 멋진 작품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어 좋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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