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세뱃돈보다 책 선물을!

2013.02.06 22:07:00

우리 시대 멘토 17인이 들려주는 삶의 원칙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바야흐로 책의 홍수 시대다. 필자 또한 그 대열에 들어서기를 갈망하며 책에 매달려 살고 있다. '인생'이라는 화두를 들고 기웃거리며 살고 있다. 돈이 없어 책을 구하기 힘든 시절도 살았다. 결핍 동기가 오히려 책에 대한 집착으로 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금처럼 아껴야 할 고전보다는 달달한 책 읽기 수준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금방 써 먹을 수 있는 책, 읽는 속도가 나는 책 읽기, 어렵지 않은 책에 투자한 시간과 책값이 많으니 부끄러운 초보적인 독서 수준임을! 그러기에 마크 트웨인은 고전을 "사람들이 찬양하면서 읽지 않는 책"이라고 정의했나 보다.

2012년 우리 집 서가에 들어온 책 식구 중에서 가장 사랑 받는 책,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목록 3위 안에 들어 있는 책이 바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다. 책 제목만 보면 매우 진부한 주제가 분명하다. 흔하게 접하는 주제, 많은 작가들이 다룬 주제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 전에  나 자신에게 먼저 물어보고 읽으니 훨씬 공감이 가는 주제가 많아서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다시 읽어도 반가운 책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에 대한 답을 3순위까지 적어 둔 속 표지가 눈에 띈다.  '1순위는 나 자신, 2순위는 바로 지금 여기. 3순위는 책' 이라고. 지금은 2독 중이니 그 사이 추가된 것을 소개하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까?'이다. 같은 책이라도 읽을 때마다 그 감동도 다른 것을 확인하게 된다. 추가된 목록을 보니 이 책이 소개하고 있는 주제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졌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열 사람에게 물으면 열 가지 길이 인생길이다. 그러나 인생이란 길을 먼저 걸어간 사람들이 남긴 흔적을 보며 최소한 위험한 절벽이나 험난한 지름길을 피하는 경고음을 들을 수 있으니 책을 찾는 것이리라. 여기에 소개된 분들에게도 시련과 고난은 필수 코스로 등장한다. 고난을 피할 목적으로 책 속으로 도피하고자 한다면 어디에도 길은 없다. 선한 목적이 아닌, 반대의 것을 추구하는 책 읽기라면 역시 길은 없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철학자가 아니다. 책 제목은 다분히 철학적인데, 은둔자나 선사가 쓸 법한 책인데 기자가 쓴 책이다. 이태형 「국민일보」 선임기자가 ‘인생’이라는 화두를 품고 우리 시대 대표적인 멘토 17인과 마주하고 쓴 책이다. 그리고 각자 분야에서 탁월한 결실을 맺고 그 안에서 충만해지기 위해, 기꺼이 오랜 시간 고독과 싸웠고 자신의 편견과 안일과 두려움을 극복한 멘토들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문제를 풀어 가는 실마리를 담았다.

한비야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 교장, 혜민 스님, 김난도 서울대학교 교수, 이해인 수녀, 고은 시인,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등 삶의 어느 지점에서든 깊은 통찰과 현명한 선택, 인내와 책임감을 느끼면서 우직하게 발걸음을 내딛으며 생을 움직여 온 17인의 멘토들에게 저자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입니까?’ 라는 단순하지만 결코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졌다. 인생은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그것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는 거장들의 삶의 원칙을 통해 인생이란 과연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게 한 책이다.

2013년을 맞이하고 벌써 한 달을 보냈다. 설날을 앞두고 귀향하는 아들에게 들려 보낼 책을 고르다가 집어든 책이다. 어미의 필적과 밑줄이 담긴 책, 군데군데 붙어 있는 메모지를 보며 감동을 나누고 싶은 간절함을 곳곳에 숨겨 두고 싶어서 고른 책이다. 10대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책으로 손색이 없기에 적극 추천하고 싶다. 시인, 철학자, 교육자, 스님, 수녀님, 정치가를 비롯한 <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코의 남편의 순애보 앞에서는 위대한 사랑의 힘에 감동의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24년차 언론인이 만난 '이 땅의 선생님'에게 배우는 삶의 원칙!

한비야(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 교장) _ 지금, 원하는 삶을 살고 있나요?
혜민(승려, 햄프셔 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_ 인생 너무 어렵게 살지 마세요.
김난도(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_ 자기를 발견해야 ‘올인’ 할 수 있습니다.
이해인(부산 성 베네딕도회 수녀) _ 감탄사를 잊어버리다니!
김용택(시인) _ 무슨 공부 중이십니까?

미우라 미쓰요(소설가 미우라 아야코의 남편) _ 사랑이 무엇이냐고요?
이어령(전 문화부 장관) _ 성공은 동행이 있는 것입니다.
정진홍(울산대학교 석좌교수) _ 늙음은 축복입니다.
이철환(작가) _ 밤은 낮보다 더 화려한 시간입니다.
고은(시인) _ 정말 맛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고요?

서영은(소설가) _ 나만의 산티아고로 떠나세요!
함민복(시인) _ 게을러야 시적詩的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임지호(자연 요리 연구가, ‘방랑 식객’) _ 고통은 신이 준 선물입니다.
김남조(시인) _ 감수성과 감동은 늙지 않습니다.
한완상(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_ 당신은 우아한 패배를 할 수 있습니까?
하종강(성공회대학교 노동대학장) _ 행복한 노동을 하고 있습니까?
강영우(전 백악관 국가장애인위원회 정책차관보) _ 암보다 더 깊은 병은 포기입니다

인생, 그 길 위에 선 우리 모두에게 통하는 비결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길은 분명히 있다. 무엇에 가치를 두고 소중히 여기는 가가 그 사람을 결정하게 한다. 그것은 씨앗이기 때문이다. 인생을 고민하는 사람은 무엇이 될까 보다는 어떻게 살까를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 '어떻게'를 보게 하는 안내자와 도우미 역할을 해주리라 확신한다. 설날에 자녀들과 친척, 제자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세뱃돈보다는 책 한 권이 더 좋지 않을까? 책의 속지에 덕담을 쓰고 세뱃돈은 좀 줄여서 주더라도 그 감동은 배가 되지 않을까?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꿀 수도 있으니!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좋은생각/15,000원
장옥순 담양금성초/쉽게 살까, 오래 살까 외 8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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