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전문직 문제 지금이 해결의 적기다

2013.02.18 09:24:00

충남교육청의 교육전문직 선발문제가 연초 교육계 최대의 뉴스가 되고 있다. 교육감까지 가담되었다는 소식에 정말 교육계가 왜 이렇게 가고 있는가에 대한 우려가 앞선다. 어쨌든 문제가 발생했으니 당연히 관련자를 엄중하게 처리해야 함은 물론 교육계 모두가 자성의 시간을 갖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또한 이번일을 계기로 교육전문직 선발에 관련된 문제와 과열된 교육전문직의 경쟁을 완화시켜 정상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

교육전문직은 일단 합격하면 승진이 보장되기 때문에 승진에 뜻을 둔 교사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승진이 보장된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매우 미력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승진의 유혹에 말려들지 않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만 매달리지만 승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교사들은 그 반대의 길을 걷게 된다. 일단 교감, 교장을 모두 하기 위해서는 교육전문직을 거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교육계의 현실이다.

따라서 그 선발과정이 과열되지 않을 수 없고, 과열되다보니 비정상적인 방법들이 동원되게 되는 것이다. 1차 시험에 합격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최종 합격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다면 현직 전문직이나 전문직 출신들에게 줄을 대려고 한다. 결국 누가 얼마나 많은 줄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최종합격이 좌우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현직에 있는 고위급 전문직이나 전문직 출신들은 이런 이야기에 손사래를 치겠지만 교육전문직 시험에 응시해서 전문직이 된 경우나 그렇지 않은 경우나 이 이야기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다. 공감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어쨌든 이런 문제들이 전혀 사실무근이 아니라는 반증이 될 수 있다. 물론 전부는 아니겠지만.

몇년 전에 서울에서 교육전문직 비리가 발생하여 교육감이 중도 하차하는 일이 있었다.  처음에는 사소한 일로 시작되었지만 그 배후에 숨어있는 엄청난 사실들이 속속 밝혀졌기 때문이다. 일선학교 교사들은 이런 과정을 거친 교육전문직들이 학교에 나와서 교감, 교장이 되니 교육이 바로 설 수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교육전문직이 되면 승진이 보장되어 있는데 그들에게 부족한 뭔가가 있어서 상급자들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 뭔가가 과연 무엇일까. 권력을 가진 이들은 그 권력을 끝까지 유지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바로 이것이 교육전문직선발과정은 물론 교육전문직이 된 후에도 비리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이다. 이런 문제가 이번의 충남교육청 문제에서 보듯이 곪을대로 곪았다가 터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일을 계기로 곪아터진 환부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제2, 제3의 충남교육청 문제가 계속 발생할 것이다. 사전에 완벽한 치료를 해야 한다.

승진구조에 문제가 있다면 이 부분을 개선 해야 한다. 교육전문직이 곧바로 승진을 할 수 있는 구조에 문제가 있다면 이 부분도 개선을 해야 옳다. 교장임기제에 문제가 있다면 이 부분 역시 손을 보아야 한다. 단 한번의 교감 교장도 하지 못하는 교사들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8년도 모자라 공모교장까지 하려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는 부분이다. 교장임기를 마친 후에 원로교사가 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길이 있음에도 그 길을 가는 교장들이 많지 않다.

그 길을 가지 않으려는 교장들이 많기 때문에 교장임기를 자꾸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왜 그 길을 가려는 교장들이 많지 않을까. 답은 간단하다. 교장의 권한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권력이라고 표현하면 다소 무리가 있긴 하지만 어쩌면 그 권력을 계속 누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권한이 집중되어 있다는 것은 결국 어떻게 교장이었는데 원로교사라는 평교사로 갈 수 있느냐는 생각을 갖게 할 것이다. 결국 정년 이전에 임기가 끝나면 퇴직을 하거나 공모교장을 기웃거리게 되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교장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모든 조직이 그렇듯이 일부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적으로 만들려는 일부가 문제인 것이다. 오직 학교발전과 제대로 된 교육만을 위해 노력하는 교장들에게 이들 일부가 누를 끼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막대한 권한 즉 권력이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교육전문직 문제를 깊이 들여다 보면 여러가지 문제가 얽혀 있어 쉽게 풀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어렵지만 정책을 입안하는 교육전문직들도 모든 것을 제로에서 시작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기득권을 버린다면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도 있는 것이 교육전문직 문제인 것이다. 기본부터 검토하여 대대적인 수술이 되지 않고는 앞으로도 교육전문직 문제는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내가 아닌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핵심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 정권 차원의 결단이 있다면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