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은 뭔가 다르겠지

2013.03.14 21:39:00

서남수 신임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장관이 취임했다. 정부조직 개편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태로 일단 교과부로 출발을 했지만 앞으로 조직개편이 완료되면 교육관련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욕있게 출발하는 교과부가 앞으로 산적한 교육문제를 잘 해결해 줄 것으로 믿는다. 학교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학교의 자율성을 최대한 살리겠다고 한다. 역시 기대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교권에도 관심이 많아 보인다. 교권을 한단계 높이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교육계의 도덕성 기준을 한층 높여 교권을 확보하겠다고 한다. 교권을 높이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어떤 방법으로 교권을 한단계 높일 것인지 기대가 된다. 학교의 자율성을 최대한 높이고 교원들이 가르치는 일과 생활지도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것 역시 획기적인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취임식에서 밝힌 내용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학교는 시험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보다 입학한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치는데 더 많은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아마도 대학교육에 대한 이야기로 보이는데, 지금까지는 우수한 학생들을 어떤 대학이 더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대학의 질이 결정되었었는데 앞으로는 선발보다는 선발된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본다.

사실 따지고 보면 외고나 과학고 학생들은 일반학교의 학생들에 비해 한 단계 높은 실력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학생들은 외고나 과학고가 아니더라도 항상 실력있는 학생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처음부터 좋은 학생들을 선발하여 가르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이렇게 쉬운일은 어떤 학교에서도 가능한 것이다. 수준이 떨어지고 공부를 잘 못하는 학생들을 가르쳐서 훌륭한 인재로 만드는 일은 어느 학교에서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 훨씬 더 가르치는데에 많은 노력을 해야 가능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 훨씬 더 가르치는 일에 몰두한 학교가 더 우수한 학교로 대접받아야 한다.

대학의 경우는 더욱더 심각하다. 선발할 때부터 우수한 학생들은 그대로 놔두어도 스스로 연구하고 노력하게 된다. 이런 학생들에게 조금만 더 정성을 기울인다면 훌륭한 인재로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선발할 때부터 수준이 좀 떨어지는 학생들은 우수한 학생에 비해 가르치는 쪽이나 배우는 쪽 모두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우수한 집단의 학생들과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새로 임명된 서 장관은 우수한 학생들을 입학시켜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는 것보다 조금 수준이 떨어지는 학생이라도 잘 가르쳐서 우수한 인재로 육성하는 것에 촛점을 맞춘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데에 매달리지 말고 선발된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서 훌륭한 인재로 만드느냐에 대한 고민을 하겠다는 것이다. 취임식에서 밝힌 철학이 끝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끝으로 학부모들에게 학교를 믿고 아이들을 맡겨 달라는 이야기도 현실적이다. 현재의 학교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와중에서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공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학교교육을 믿는 경우는 많지 않다. 공교육을 되살리고 학부모와 학생들이 공교육을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새롭게 임명된 교과부장관의 의지와 노력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뭔가 학교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모든 국민들과 학부모, 교원, 학생들이 바라는 교육정책을 활발히 펼처주길 기대해 본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