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텃밭 가꾸기 도전하기

2013.05.06 20:46:00

작년 아내가 베란다에 토마토 모종 두 개를 사다 심었다. 남편에게 방울 토마토 실컷 먹게 한다는 것이다. 결과는 방울토마토 10개 정도 먹었다. 모종값 나왔을까 모르겠다. 농사를 지을 줄 모르는 도시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매 이외 얻은 것도 있다. 베란다가 녹색공간이 된 것이다. 토마토 자라는 것을 보고 알싸한 줄기 냄새를 맡으며 노오란 꽃에서 열매를 맺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다. 초록 열매는 분홍색을 띄다가 점차 붉게 익어간다. 그것 하나 맛보려면 인내력이 있어야 한다. 

오늘 어린이날, 다시 베란다 텃밭 가꾸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오전에 작년에 사용했던 화분을 구하고 흙을 담아 왔다. 얼마 전 상추씨 직파는 실패해 모종을 심기로 했다. 인근의 농협마트에 가니 마침 모종 판매기간이다. 우리 힘으로 기를 수 있는 만큼 모종을 샀다.

모종 갯수를 세어본다. 청상추 12개(2천원). 적상추 12개(2천원), 일반 고추10개(2천원), 토마토 5개(2천원). 합계가 8천원이다. 이 정도면 아침이나 저녁에 양념장에 찍어 먹는 비타민 섭취가 충분하겠다. 벌써부터 꿈에 부풀어 있다. 어떻게 가꾸는 줄도 모르고 먹을 생각부터 하는 것이다.

화분을 더 구했으나 수량이 모자란다. 그래서 토마토는 화분 두 개에 심고 고추는 8개의 화분에 심었다. 화분 두 개에는 모종 두 개를 심었다. 화분을 더 구해 단독으로 자랄 수 있게 해야겠다. 스티로폼 박스에는 적상추를, 상자박스에는 청상추를 심었다. 상자박스는 너무 촘촘히 심은 것 같다.

이제 물주기다. 아내는 화분마다 흠뻑 물을 준다. 엘리베이터에서 교육선배를 만났는데 조언을 준다. 땅냄새 맡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환기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알려준다. 아파트 베란다를 꽉 막아 놓으면 온도가 올라가고 물주기를 게을리하면 시들고 만다.

시간이 좀 지나니 고추모종이 고개를 숙인다. 철사기둥 받침대를 세워 바로 잡아 준다. 작년 토마토 재배는 순따기를  할 즐 몰라 웃자람이 있었다. 가지는 퍼져 나가고 영양분은 한계가 있고하여 자연 수확량이 적었다. 이번엔 순따기를 제대로 하리라 마음 먹는다.

또 개화를 하면 인공 꽃가루받이를 해 주어야 한다. 곤충이 베란다를 찾지 못하기에 사람이 붓으로 그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열매를 맺는 것이다. 햇빛과 물, 거름이 있으면 잘 자랄까? 아마도 가꾸는 사람의 정성이 들어가야 할 것이다.

화분을 쳐다보니 흐뭇하다. 초록을 보니 눈이 시원하다.마치 녹색정원을 보는 것 같다. 그러나 구부러진 허리가 펴기 어렵다. 그것도 농사라고 체력이 소모된 된 것이다. 농삿일이 얼마나 힘든지 농부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 줄 이제야 알 것 같다.

이제 가꿀 일만 남았다. 아마도 아침에 일어나면 베란다 텃밫부터 둘러볼 것이다. 상추는 어느 정도 자라면 아침과 저녁식단을 풍성하게 해 줄 것이다. 고기는 없어도 상추 위에 양념장을 찍어 놓고 뜨거운 밥을 한 숟갈 얹어 싸 먹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침이 고인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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