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소지한 나, 어떻게 변할까?

2013.07.01 23:17:00

교직이 보수적이라는 특징이 있지만 지금은 많이 바뀌고 있다. 사회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선생님도 많다. 그렇다면 나는? 생각은 앞서가지만 실천이 따르지 못하고 있다. 약 1년 전인가 싶다. 전국 단위의 교장 모임에 갔는데 휴게탁자 위에 놓인 것이 모두 스마트폰이다. 그 때까지 나는 구형 휴대폰을 쓰고 있었다.

지금도 필자는 구형휴대폰을 쓰고 있다. 스마트폰 전환이라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그냥 쓰고 있다. 이유는 있다. 기껏해야 전화 걸고 받고 문자 보내고 받고 하는데 스마트폰이 필요하지 않다. 낮 시간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 구태어 휴대전화를 쓰지 않는다.

요금 이유도 있다. 대개 월 2만원 전후 나온다. 2만 5천원 정도 가끔 나온다. 그런데 스마트폰으로 바꾸면 5만원이 넘는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어려운 시대를 거쳐서인지 절약이 생활화되었다. 낭비를 모른다. 낭비를 죄악이라고까지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폰으로 바꾸지 못하는 것이다.


얼마 전 정보통신 연수가 있었다. 준비물이 스마트폰이다. 갑작스레 준비가 안 되어 군대 간 아들 스마트폰으로 연수를 받았다. 정보통신이 얼마나 발달했는지 수강생이 강사의 설문지에 답하면 금방 통계가 잡혀 스크린에 나타난다. 스마트폰이 컴퓨터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밴드 활용, 큐알 코드 만들기, 에버노트 등을 교육 받으며 시대에 뒤처진 나를 발견하였다. 시대의 변화에 앞장 설 순 없어도 쫒아가야 한다는 결심이 섰다. 성능이 낮은 아내 스마트폰도 이참에 함께 바꾸기로 했다. 우리 학교 교직원도 필자가 구형휴대폰을 쓰고 있다는데 대해 깜짝 놀란다.

휴대폰 매장 주인과 대화를 나누며 휴대폰 시장의 일면을 보았다. 정부가 아무리 감독과 규제를 하여도 사업자들은 요리조리 피해나간다. 상대통신사 손님을 빼어오는 방법을 구사하면서 이익을 최대화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매장 주인도 손님을 끌기 위해 여러 가지 전략을 사용한다. 주인은 휴대폰 최신형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과시욕도 설명한다.

이제 결정의 순간이다. 내 능력으로 보아 활용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 낮은 가격의 기계와 통화요금제를 선택하였다. 결국 60만원 가까이 되는 가격을 37만원으로 할인해 준다. 계약 서류 상 가격이다. 실제로는 더 낮은 20만원 대이다. 차액은 나중에 돌려준다고 한다. 이게 휴대폰 판매 현장이다.

24개월 할부로 매달 전화요금을 납부한다. 그래야 할인요금이 적용된다. 대신 3개월간은 7만5천원 정도 요금을 납부하고 그 이후부터는 4만6천원 정도 납부하게 된다. 25개월부터는 할부금이 없어지는 대신 할인요금도 없다고 한다.

교장실 문앞에 큐알 코드를 붙여 놓으면 학생들은 그것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교장에게 문자로 자기 의견을 직접 전달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을 지인들에게 보낼 수도 있다. 구태어 기존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어플을 활용하면 외국에 나가서도 외국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이 통역을 해 주기 때문이다.

늦었지만 스마트폰을 소지한 나, 어떻게 변할까? 처음엔 사용법 익히느라 바쁠 것이다. 그러다가 점차 익숙해져 스마트폰이 생활의 일부분이 될 것이다. 교육은 물론 학교경영에도 활용하리라 본다.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 되는데 그게 마음처럼 잘 안 되는 50대 후반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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