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차 교장, 학교운영에 대한 생각은?

2013.08.28 11:22:00

학교생활의 즐거움과 행복, 거저는 없다

오늘 저녁 수원시 중학교 교장 퇴임 송별회가 있었다. 네 분이 정년퇴직이고 한 분은 명예퇴직인데 총 교육경력이 36년 이상이다. 그 분들 공통적인 말씀, 교직생활이 금방 지나갔다고 한다. 한 가지 직업에서 36년이라면 긴 세월인 것 같은데 당사자 입장에서는 그게 아니라는 말이다.

지난 주말에는 수원교육지원청 주관, 2013 전반기 혁신학교 운영 성과 반성 워크숍이 1박2일간 있었다. 수원 관내 혁신학교와 예비혁신학교 교장, 담당부장, 혁신학교 추진지원단, 교육전문직 등 총 70여명이 참석하여 운영사례를 발표하고 교육활동을 반성하였다. 2학기 혁신학교 운영 활성화 방안도 모색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러고 보니 필자도 이번 9월이면 교장 7년차에 들어간다. 혁신거점학교 교장, 혁신학교 연구회 회장도 맡고 있지만 참 세월은 빠르다. 학생을 보는 눈, 교육을 보는 시각, 학교운영에 대한 생각도 처음과는 많이 바뀌었다.

행복교육을 추구한다. 학교 교육지표도 ‘변화와 창의를 선도하는 행복한 학교’다. 전입교사나 함께 근무하게 된 교사들에게 당부한다. “우리 학교 근무하는 동안 먼저 선생님이 행복하십시오. 그리고 주위 동료들, 담당한 학급 학생들, 학부모들, 지역사회를 행복하게 해 주십시오.” 필자가 추구하는 일명 행복교육론이다.


생활철학 6적(的)을 강조한다. 긍정적, 능동적, 적극적, 자율적, 교육적,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실천에 옮기는 교직생활을 하라고 권유한다. 심지어 이런 말도 한다. “교장과 교감이 지시하거나 감독하거나 잔소리 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맡은 바 일을 스스로 해 주십시오.” 시켜서 하면 80점 교사, 알아서 스스로 하면 100점 교사라는 말도 덧붙인다.

교실수업에 있어서는 학습의 주인공, 주체가 학생이 되어야 한다고 누누이 말한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이끌어나가는 수업은 안 된다. 학생들이 매 수업시간마다 즐거운 배움이 일어나야 한다. 학생들이 배우는 기쁨, 공부하는 즐거움을 느끼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래서 일제식 수업은 안 되고 발표학습, 토론학습, 모둠학습이 요구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는 도전정신과 실천력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다. 현관입구에는 ‘도전하는 사람만이 성취할 수 있다’(도전은 즐겁다) ‘실행이 답이다’라는 문구를 커다랗게 게시해 놓았다. 교육공동체실 게시판에는 ‘목표와 계획-기록, 꾸준한 실천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표어도 있다.

혁신학교나 예비혁신학교 컨설팅에서는 혁신의 주도권을 교사들이 가져야 하다고 강조한다. 교장과 교감의 역할은 방향이 맞는지 살피고 교육에 헌신하는 교사들을 격려하면 되는 것이다. 무슨 일이건 끌려가는 사람은 피곤하다. 일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교직원이 상쾌한 교육혁신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 2학기 프로젝트 하나가 있다. 작년엔 수원음악진흥원 초청 클래식 음악회를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했는데 올해는 학생이 부모님과 손잡고 지역사회 주민들도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고 한다. 시간도 여유 있게 저녁 시간으로 잡으려 한다. 외부 음악전문가에 프로그램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학부모와 함께하는 가을맞이 음악회가 기대가 된다.

학교생활의 즐거움과 행복, 누가 거저로 가져다주는 것 아니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스스로 기쁨을 만들어야 한다. 나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전파해야 한다. 학교일 경우, 교육공동체인 교직원,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가 한 마음 한 뜻이 되면 행복한 교육을 전개할 수 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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