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야학 교사에게 부탁하는 것은?

2013.09.01 20:58:00

어제 야학 선생님이 되기를 자청한 대학생들의 뜻 깊은 자리에 참석, 격려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바로 우리 학교 이웃 교회인 ‘다니엘 드림 스쿨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것. 이 곳에서 우리 학교 학생들 77명(일반학생 20명, 태권도부 17명, 축구부 40명)이 매주 화 목요일 저녁 두 시간씩 대학생 선생님들의 지도를 받아 수학과 영어를 공부를 하게 된다.

야학 교사를 자청한 학생들은 성균관대, 아주대, 경기대 등에서 모인 50여명. 2학기 시작을 앞두고 사전 준비모임인 것이다. 이들에게 교장으로서 어떤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할까? 야학의 시작은 재작년 겨울 방학 5명 출발이 동기가 되었다. 그러니까 햇수로 3년째다.

우선 교장 본인 소개를 하고 야학을 주관한 교회 관계자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대학생활 즐기기, 공부하기, 취업준비에도 바쁜데 이렇게 재능봉사에 참여해 준 학생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이번 활동이 여러분의 인생에 있어 소중한 자산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학 6년 후배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은 초등학교 교감이 됐는데 후배와 스카우트 활동을 할 때면 대학시절 야학에 나가 배움을 놓친 학생들에게 중학교 과정을 지도한 것을 늘 자랑스럽게 이야기 한다.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한다는 것이 훌륭한 일이다.

대학생 교사에게 당부사항을 생각해 본다. 첫째, 사랑과 인내. 공부 못한다고 미워하지 말고 공부에 재미와 흥미를 붙이게 해야 한다. 논어 문장을 인용하며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도록 지도해 달라. 그러면서 햇병아리 시절 시행착오도 이야기 한다. 공부 잘하고 부잣집 아이에게 관심을 쏟았던 반성도 고백했다.

또 교사 위주로 일방통행식 주입식 교육은 하지 말고 학생이 학습의 주체, 주인공이 되도록 기다려 주는 인내심도 필요하다. 요즘 혁신교육은 교사가 수업의 주체가 아니라 학생이 주체가 되어야 하는 것.

둘째, 학력도 중요하지만 인성은 더 중요하다. 사람 됨됨이가 바르게 되도록 지도해 달라. 인간성은 제대로 안 됐는데 지식만 갖고 있으면 위험한 사람이 된다. 학력이 조금 떨어져도 인성이 바른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가 좋은 사회다.

셋째, 언행에 모범을 보이자. 언어는 인격의 표현이다. 야학에서 지식도 배우지만 보이지 안게 배우는 것이 더 많다. 그것을 잠재적 교육과정이라고 한다. 여러분의 언행은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오리엔테이션 일정을 보니 그 동안 이루어진 스쿨 동영상 보기, 선험자의 사례발표, 제작 교재 활용방법 설명 등이 보인다. 인생선배들의 조언도 있다. 변호사, 자동차 디자이너, 3M 팀장이 이들을 격려하고 인생을 조언한다.

좋은 이웃이 있으면 마을 전체가 행복해진다. 이웃 교회에서 펼치는 다니엘 드림스쿨에 동참해 준 대학생들이 고맙다. 2학기 동안 대학생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고 우리 학생들도 덕분에 많이 성장했으면 한다. 봉사의 행복과 보람, 스스로 찾아야 한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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